현대중공업은 전세계 선박의 약 15%를 건조하고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조선업체다.

매년 70여척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으니 평균 5일에 한척씩 건조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총 82척,83억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10조원(10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수주잔량은 251척,1719만t으로 3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해 놓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2조7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종은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LPG운반선,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LNG선의 경우 1994년부터 지금까지 15척을 건조해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현재 19척의 LNG선을 건조하고 있다.

멤브레인형과 모스형,두가지 형태의 LNG선을 모두 건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조선소다.

LPG선은 가스운반선의 일종이다.

LNG선과 함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데 선가는 동급 일반 상선의 두배인 9000만달러에 이른다.

고유가 지속과 가스 수요의 증가로 최근 발주량이 급증하고 있는 제품이다.

총 39척의 LPG선을 건조했으며 수주잔량은 39척이다.

8만㎥급 이상의 초대형 LPG선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의 60%인 21척을 건조,독보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꿈의 컨테이너선'이라고 불리는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1만TEU급 컨테이너선은 길이가 349m로 여의도 63빌딩보다 무려 72m나 길다.

80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잔량은 총 56척이며 이는 전세계에서 건조 중인 165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약 34%에 해당되는 규모다.

이 분야 세계 1위다.

현대중공업의 저력은 선박 건조기술에서 솟아나고 있다.

예컨대 2004년 10월 세계 최초로 도크 없이 선박을 만들어 바다로 진수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 노보십사에서 수주한 10만5000t급 원유 운반선을 육상에서 건조,세계 조선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총 6척을 육상에서 건조해 진수했으며 앞으로 19척을 더 육상 건조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배는 도크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기존 개념을 뒤엎은 것"이라면서 "육상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공정을 진행할 수 있는데다 블록의 외주 제작 및 해외공장 이용 등 분업을 활성화할 수 있어 세계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최고의 경쟁력으로 세계 조선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인 1300여명의 설계인력과 600여명의 연구진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주들의 각종 요구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현대중공업은 실제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신개념 천연가스선인 CNG선(압축천연가스 운반선)의 설계개발을 완료하고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현대중공업은 2010년 매출액 195억달러를 달성한다는 장기 목표를 수립해 놓고 있다.

탱커와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에 대한 최고의 경쟁력 실현,LNG선 로팩스선 FPSO(해양 원유 생산 및 저장 플랜트) 잠수함 등 특수선박의 설계,시공능력의 대폭적인 향상이 장기 전략에 따라 착착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내년까지 선박 통합설계 및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건조 효율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신개념 LNG-FPSO와 군함인 이지스함의 설계 및 시공능력도 개발키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조선소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신개념의 첨단 선박을 개발하고 2010년까지는 크루즈선(초호화 유람선)의 설계 및 시공능력까지 확보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