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골프 라운딩에서 찍은 샷 장면을 담은 나만의 '골프다이제스트'를 받아보고 유명 웨딩잡지 표지를 자신의 결혼 사진으로 장식한다.'

영국 버밍햄 국제전시센터(NEC)에서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디지털프린팅 전시회 'IPEX 2006'(International Printing Exhibition)은 디지털 인쇄의 'POD'(Printing On Demand:맞춤형 프린트)시대를 예고했다.

인쇄기기의 디지털화를 통한 인쇄 출판의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아가는 분위기다.

드루파,프린트 등과 함께 세계 3대 디지털 프린팅 전시회로,4년마다 열리는 올해 IPEX 전시회에는 2000여개 업체가 나왔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 중인 제록스는 8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속도의 디지털 인쇄기기를 통한 POD 전략을 공개했다.

현재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분당 110장(A4 기준)의 'iGEN3' 후속모델로 올 하반기 분당 500장의 '수기'(Sugi),내년에 분당 1130장 용량의 '세도나(Sedona)' 출시계획을 잇따라 발표해 참가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이들 초고속 인쇄기기는 기존 제품에 비해 컬러인쇄 비용을 20% 이상 절감할 수 있어 300권 이하의 풀 컬러서적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서 소품종 다량생산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제록스측의 설명이다.

지난 3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iGEN3'를 도입한 후 시장동향 파악을 위해 전시장을 찾은 IMC 이상락 사장은 "비용은 줄어든 반면 인쇄속도는 매우 빨라져 과거에는 비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해졌다"며 "청첩장도 받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내고 비용 때문에 출판 엄두를 못내던 희귀본의 출판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디지털 인쇄기기의 POD 서비스는 개인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전문잡지 제작은 물론 개인별 실력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지,VIP 고객 대상의 특수 DM 서비스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시문 한국후지제록스 상무는 "디지털인쇄 시장은 최근 2년 새 매년 20∼30%의 고성장을 기록하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제록스 외에 디지털인쇄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 중인 HP도 속도와 가공공정을 크게 개선한 '인디고' 를 통해 POD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버밍햄(영국)=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