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와 증시에 대한 비관론자로 꼽히는 스티브 마빈 도이치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이 '유동성의 힘'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마빈 전무는 7일 한국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형펀드로 더 많은 돈을 끌어들이는 데 필수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살아나고 있다"며 "아직은 국내 투자자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외국인 매수로 코스피지수가 전고점(1421.79)을 돌파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몰려들어 강한 유동성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빈 전무는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경제 성장세가 해외,특히 미국계 투자자들의 한국시장 복귀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성장세도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 금리정책에서 미국 이외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마빈 전무는 또 미국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계속적으로 긴축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와 미국의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이상적인 조합이 최근 미국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한국시장 매수의 배경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빈 전무는 그러나 올해 한국기업들의 실적은 환율하락(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매우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한국 제조업체 실적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가 지난해 초와 마찬가지로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한국 증시의 상승세가 유동성에 의한 것일뿐 기업 실적에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한편 마빈 전무는 유동성 랠리가 재연될 경우 삼성전자현대차 등 시장 대비 변동성이 큰 대형 블루칩이 사상 최고가 경신에 도전하고 코스닥지수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인 매수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하이닉스 LG필립스LCD 기아차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등을 꼽았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