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따라하기 열풍이 확산되면서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안경이 패션 소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연예인 '직찍사'(직접 찍은 사진을 뜻하는 네티즌 용어)에서 김태희 송혜교 정려원 등이 쓰고 있는 안경을 '테만 사서' 걸치고 다니는 젊은 여성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알(렌즈)'없이 '테'만 쓰는 것은 시력 교정이 아니라 오로지 패션 소품 차원에서 안경을 챙기기 때문이다.


도심지 안경점이나 대형 백화점 선글라스 매장에는 알이 없는 안경테(속칭 '공갈 안경테'),또는 도수가 없는 보호 렌즈만을 끼운 안경을 찾는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명동 신촌 등에는 안경테만 파는 노점상도 부쩍 늘었다.


이기선 다비치안경 명동점장은 "최근 매장을 찾는 여성 중 60~70% 정도는 렌즈 없이 테만 구입하는 고객"이라며 "라식수술로 시력을 되찾았는데도 다시 안경을 사러 오는 여성도 있다"고 전했다.


◆눈 좋은데 왜 안경 쓰나=몇 년 전부터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선 연예인 '직찍사'가 유행하고 있다.


공식 석상이 아닌 곳에서 개인적으로 식사를 하거나 쇼핑을 하는 유명 연예인을 보는 순간 이를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홈페이지에 올려 놓고 자랑하는 것이다.


이런 '직찍사'에선 평소에 안경을 안 쓰는 연예인들도 대부분 안경을 쓴 경우가 많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일종의 '위장 소품'으로 착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직찍사'에 걸려든 이런 신분 위장용 안경이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예쁘다'는 반응을 얻으며 비슷한 안경을 구입해 쓰는 것이 유행을 타고 있다.


일부 여성 네티즌은 누가 어떤 안경을 썼고,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모은 블로그를 개설해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


'평범한 안경은 가라'(blog.naver.com/ish4988) 'eyefinder의 안경이야기'(blog.naver.com/eyefinder) 등이 대표적인 연예인 안경 정보 교환 블로그다.


◆어떤 안경이 인기있나=대표적인 유행 아이템으로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조연으로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정려원이 많이 쓰고 다니는 검정색 안경이 꼽힌다.


캘빈 클라인 제품으로 테만 구입하는 데도 10만원 정도로 비교적 값이 비싼데도 '지적으로 보이게 해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예인 안경 마니아들의 구입 목록 최상위에 올라 있다.


'김태희 안경'은 '얼레인 미클리(alain mikli)'라는 프랑스 브랜드 제품으로 100만원이 넘는 고가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연예인 안경을 따라 쓰는 이들은 주로 일반 안경점에서 5만~14만원 정도 하는 모조품을 많이 구입한다.


10대들에게는 송혜교의 빨간 뿔테가 인기다.


G마켓 등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에는 이 같은 원색의 뿔테 안경이 '학생 뿔테'라는 이름으로 1만~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