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인수·합병(M&A)설(說)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예정된 매물'에 집중되던 M&A설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종목 주가도 춤을 추는 양상이다.


우회상장을 위한 기업 매수 수요가 늘면서 한동안 일부 소형주의 M&A설이 나돌더니 아이칸의 KT&G 공격 이후엔 현대엘리베이터 포스코 NHN 대신증권 등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대형종목도 M&A설에 휘말리고 있다.


◆꼬리를 무는 M&A설


이달 들어 M&A 가능성이란 꼬리표가 붙은 종목으론 현대엘리베이터 대신증권 서울증권 현대건설 포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NHN 엠파스 등 10여개에 이른다.


또 KT&G를 공략했던 스틸파트너스의 후속 사냥감이 어디인지를 놓고도 코스맥스 등 여러 기업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종목은 NHN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5일 "미국 구글이 보유현금을 아시아지역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NHN이나 중국 시나닷컴에 대한 M&A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스위스 엘리베이터업체인 쉰들러홀딩스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 25%를 사들이자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쉰들러에 지분을 매각한 KCC는 현대건설 인수자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주로는 대신증권과 서울증권이 M&A 테마주로 등장했다.


두 종목 모두 평소 경영권이 비교적 취약한 증권사로 꼽혀왔다.


대신증권은 최근 대주주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서울증권은 한주흥산이 지분 5%를 매입,M&A 테마에 불을 지폈다.


◆대부분 시나리오 수준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처럼 M&A테마가 부각된 것은 KT&G에 대한 아이칸의 공격이 원인을 제공했다.


'대형주도 M&A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셈이다.


경영진은 경영권 강화 방안을 잇따라 정관에 도입했으며 투자자나 증권사들은 M&A 재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M&A 가능성이 제기된 종목 중 일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NHN이나 포스코 등은 지분구조상 M&A가 가능하다는 것 외에 아직 특이한 정황이 포착된 게 없다.


현대엘리베이터와 대신증권 역시 대주주측 우호 지분율이 30~40% 수준에 육박하는 만큼 위협을 받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서울증권 코스맥스 등도 M&A가 본격적으로 추진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종목 주가는 급등락을 연출하고 있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지분변동 추이와 재무제표 등을 통해 실적과 실현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