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젊은층의 `표심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각 당마다 20대 부대변인을 신설하거나 대규모 `꼭짓점댄스' 행사를 마련하는 등 젊은층의 눈높이에 맞춘 각양각색의 선거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 이는 이번 지방선거부터 선거 연령이 만 20세에서 19세로 낮아져 1987년 6월 1일 이전 출생자부터 투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선거연령 인하로 추가되는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6%에 달하는 62만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 표가 아쉬운 각 정당으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투표층이다. 열린우리당은 20대 부대변인을 뽑기로 하고 현재 공모를 받는 중이다. 젊은 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당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다. 오는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선 요즘 최신 유행하는 `꼭짓점 댄스' 행사가 열린다. 독일 월드컵 D-60일을 맞아 마련된 행사로, 정동영(鄭東泳) 의장을 비롯한 우리당 의원들과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 등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음악에 맞춰 꼭짓점 댄스를 추는 진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대표팀이 4강에 진출했을 당시 너나할 것 없이 야구장으로 달려가거나 발빠르게 병역특례 조치를 취했던 `야구 마케팅'에 이은 `월드컵 마케팅'의 일환인 셈이다. 행사를 준비한 안민석(安敏錫) 의원은 "국민들이 즐겨추는 춤이라면 정치인들이 흉내라도 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국민의 흥을 돋구기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우리당 내에선 이번 대정부질문때 의원들이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등원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도 20-30대 초반의 젊은 표심을 잡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장년층과 남성들의 지지는 높았지만 젊은 층과 여성층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신보수 성향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 우선 만 19~25세 남녀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하이틴 부대변인'을 뽑아 선거 기간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으며, 지방선거 유세 기간에 착용할 후보자 및 선거운동원들의 유니폼 디자인도 패션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어 선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만 19~30세 성인 남녀 중에서 지방선거 현장을 누빌 VJ(비디오자키)들을 직접 뽑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민주노동당은 청년위원회와 청소년위원회, 학생위원회 등 3개 조직을 가동해 `내 생애 첫 투표는 민주노동당에게'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19세 유권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국 주요 대학 등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와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는 홍보투어와 19세 투표 독려운동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이 같은 선거전략이 지방선거를 `정책대결의 장'이 아닌 이미지에만 치우친 `이벤트 정치의 장'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실제로 젊은층의 관심을 정치로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당 20대 대변인 공모에는 마감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현재까지 6명만 지원했다. 지원자의 대부분은 학보사 출신 대학생이나 운동권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승우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