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개인 신용등급이 낮으면 보험 가입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생계난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진 사람은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가입 자체를 차단당하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생명은 4일 보험가입 심사(언더라이팅) 때 개인의 신용등급을 반영해 가입 여부와 가입 금액 한도를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부 및 업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보험사도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신용도가 보험 가입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고객의 신용도를 보험 가입심사에 활용하면 신용불량 고객의 고의적인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 청구를 방지하고 보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보험가입자의 신용등급과 보험 사고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서로 관련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용도 반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2004년 A사의 고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낮은 가입자일수록 보험금 조기 지급률이 높고 건당 지급 금액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8등급 이하인 신용불량 고객의 경우 가입 1년 이내 보험금 지급률이 17%로 일반 고객(11.4%)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한국신용정보와 제휴를 맺고 가입 심사 때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개인 신용등급이 최하위인 10등급일 경우 보험 가입을 거절하고 8~9(위험)등급일 때 보험가입 금액을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금융감독위원회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행 보험업법상 보험료나 보험 가입에 차등을 두려면 보험사고 등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개인 신용도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통계적 유의성이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당한 차별이 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로 신용불량자가 늘어난 것과 보험의 공익적 기능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