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이 교단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거나 교직과목을 이수하면 받을 수 있는 2급 이상 교사자격증 소지자가 단기 양성과정을 이수한 뒤 전문상담교사 임용시험을 통과하면 초·중·고교 전문상담 교사로 발령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양성과정의 모집인원은 전체 상담교사 임용 인원의 최대 120%인 만큼 이수자의 대부분은 교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일 학교폭력 및 학생범죄 예방 등을 위해 학생을 상담해주는 전문상담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전국 36개 대학에 오는 5월부터 상담교사 양성 일반과정(1년)과 특별과정(6개월)을 개설,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양성인원은 2006년도의 경우 일반과정 24개 대학 710명,특별과정 13개 대학 740명 등 1450명이며 2007년도 일반과정 710명,특별과정 370명 등 1080명이다.
2년 동안 운영되는 이 과정은 사범대 졸업자 및 교직과목 이수자,현재 4학년인 사범대 졸업예정자와 교직과목 이수 예정자(2007년도 과정 신청 가능)만 지원할 수 있다.
상담교사가 되려면 단기 과정을 이수한 후 임용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경쟁이 그다지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2008년까지의 배치 예정인원의 100∼120%에 해당하는 인원만 양성할 계획이어서 임용시험 경쟁률은 2 대 1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어 영어 수학 등을 지도하는 일반 교사가 되려면 5 대 1~20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높아 사범대 졸업자의 상당수는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전체 교원의 3.4%인 1만3294명)로 일하거나 학원 강사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차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단기 양성과정 개설 소식이 알려지면서 희소고시학원 등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주요 임용시험 학원들은 상담 단기과정 입학을 위한 3일~3주짜리 초단기 특강을 개설하고 있다.
노량진의 한 임용시험 학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쉽게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한 사범대 졸업자들이 대거 상담교사 양성과정에 지원할 것으로 전망,관련 강좌를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성으로 양성된 상담교사들의 상담 능력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기도 C고교에서 상담 업무를 맡고 있다는 한 교사는 "1년 과정이라고 해봐야 5월부터 12월31일까지만 개설되기 때문에 사실상 교육 기간은 7개월에 불과하다"며 "상담교사를 2년간만 속성으로 양성해 현장에 배치하면 상담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