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이 합법화된 이후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할 수 있는 DMB폰이나 얇고 가벼운 슬림폰 등 50만원 이상의 고가폰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왕에 살 바에 보조금을 보태 첨단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보조금 지급이 허용된 후 1주일간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50만원 이상의 고가폰 판매 비중이 제도 시행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반면 30만~50만원대 제품과 30만원 미만 제품은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이통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의 경우 보조금 제도 시행 후 판매한 휴대폰 중 50만원 이상 고가폰이 차지한 비중이 45.5%에 달했다.


직전(3월1~26일)의 31.5%에 비해 14%포인트나 올랐다.


보조금을 이용한 고객 중 거의 절반이 DMB폰 등 고가폰을 찾은 셈이다.


반면 보조금을 보태 30만~50만원대 중가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39.9%로 직전의 45.6%에 비해 줄었다.


30만원대 저가폰 비중은 22.9%에서 14.6%로 떨어졌다.


KTF에서도 제도 시행 전에 전체 판매량의 23%에 불과했던 50만원 이상 고가폰 비중이 40%로 치솟는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30만~50만원대 비중은 68%에서 53%로 13%포인트나 떨어졌고 30만원 미만 저가제품 비중은 9%에서 7%로 낮아졌다.


LG텔레콤도 공식 자료를 내놓지는 않았으나 SK텔레콤 KTF와 비슷한 추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폰 판매 비중이 커진 것은 DMB폰 슬림폰 등 첨단 휴대폰 수요가 많은 데다 대리점 등이 보조금을 고가폰 판매에 활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조금 덕을 톡톡히 본 베스트셀러폰도 등장했다.


삼성전자의 '효리슬라이드폰'(V840/V8400/V8450)은 '보조금 수혜폰'이라고 할 만큼 이동통신 3사 모두에서 잘 팔렸다.


스카이의 'PMP폰'(IM-U100)도 일평균 1800대씩 팔리며 팬택계열 최다 판매모델로 부상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LG전자의 '초콜릿폰' 판매도 증가세로 돌아서 일평균 판매량이 보조금 합법화 직전의 2배에 가까운 3000대를 넘어섰다.


SK텔레콤이 공급하는 위성DMB폰(SB130,SB120) 판매도 일평균 500대에서 1000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