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韓流가 寒流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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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봄이 되면 '사쿠라(벚꽃) 전선'이라는 말이 매일 일기예보에 등장한다.
남북 길이가 3000km가 넘는 일본열도 곳곳에 벚꽃이 피는 시기를 알려주는 말이다.
도쿄는 지난 주말 벚꽃이 절정을 이뤄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올 들어 경기 상승세가 뚜렷해져 도시 곳곳에서 꽃놀이를 하는 시민들은 마냥 즐거워 보였다.
도시 전체가 흥청거릴 정도로 경기가 좋지만 재일동포나 한국 상사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경기가 살아났지만 '한류붐'은 오히려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식당이나 한국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동포 중에는 경기가 작년만 못하다고 푸념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도 줄고 있다.
1,2월 두 달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33만221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다.
한국 방문객이 당분간 늘어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여행사 에이치아이에스에 따르면 4월 말부터 시작되는 골든위크 기간중 해외로 떠나는 일본인은 전년보다 45%가량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 선호지로는 하와이 유럽 등이 꼽혔다.
지난해 상위권에 들었던 한국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한류붐이 시들해진 원인은 여러가지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인해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배경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인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던 '한류 콘텐츠(알맹이)'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배우 한 사람이나 한 편의 드라마로 일으켰던 한류붐을 이어갈 만한 매력있는 소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기불황기에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싼 맛으로 즐겼던 한국관광의 장점도 비교우위를 잃었다.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일본인들은 새롭고 특이한 문화 상품을 찾고 있다. 그들을 유인할 제2,제3의 한류 바람이 시급하다.
강중석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은 "한국 마니아들이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한국 팬들의 저변은 넓어졌지만 경기 회복기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지 않을 경우 그들을 계속 붙잡아두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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