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의 경우 28.4%에 달하는 자사주 물량을 제3자에게 매각하면 회사 지배구조가 바뀌는 것은 물론 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현금이 들어와 펀더멘털(내재가치)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른 롯데그룹주도 관심거리다. 특히 롯데가 자사주를 인수해 아람코와 공동으로 S-Oil 경영에 참여할 경우 계열사인 호남석유와 아울러 정유·석유화학 사업 수직계열화를 완성,그룹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S-Oil 자사주 매각의 득과 실 S-Oil의 자사주 매각 추진은 현재 회사측이 구상하고 있는 서산 제2정유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재원 마련 목적에 따른 것으로 증권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대주주인 아람코 역시 중국 현지에 정유공장 합작투자를 추진함과 동시에 S-Oil의 정제설비 증설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온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예정대로 증설이 이뤄질 경우 2010년께 S-Oil의 정제능력은 SK㈜ 수준에 버금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광훈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각이 성사되면 채권단 상환액을 빼고도 1조8000억원 정도의 투자재원 조달이 가능하다"며 "현금흐름 개선은 물론 회사의 장기적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Oil의 자사주 매각은 주주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유영국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S-Oil은 연간 배당수익률이 7% 수준으로 높아 배당투자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배당 대상이 아닌 자사주를 매각할 경우 배당주식수가 늘어나 현재와 같은 고배당 정책이 불가능해져 고배당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인수후보로 꼽히는 롯데그룹이 배당정책에 보수적이라는 점도 부정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롯데 인수시 호남석유가 최대 수혜 증권업계에서도 롯데그룹이 유력한 인수후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롯데그룹은 이미 1997년 호남석유화학 대주주가 된 이후 롯데대산유화(옛 현대석유화학 2단지) KP케미칼을 잇따라 인수했으며 정유업 진출에도 관심을 비쳐왔다. 롯데가 인수할 경우 호남석유화학이 인수 주체로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인 롯데건설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얘기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광훈 애널리스트는 "롯데의 인수가 성사되면 호남석유화학을 정점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재계에서 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호남석유화학이 최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남석유가 롯데대산유화 KP케미칼에 이어 우량 정유사인 S-Oil까지 거느리는 준 지주사로 탈바꿈해 화학산업 내 핵심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보에 발빠른 외국인 투자자들이 작년 11월부터 5개월째 호남석유화학 주식을 순매수해온 것도 이미 롯데의 S-Oil 인수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