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위원장 김정훈)이 축구협회의 무원칙한 월드컵 배당금 사용에 경종을 울리고 나섰다. 축구협회 노조는 30일 발행한 노보에 '독일월드컵 출전 배당금, 축구발전기금으로 부활시켜야'라는 글을 싣고 축구협회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받게 되는 지원금 및 월드컵 배당금을 올해 예산 세입항목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올해 세입 항목에 'FIFA 지원금, 월드컵 배당금 및 준비비' 명목으로 63억2천972만5천960원을 책정했다. 이 돈은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FIFA로부터 받게 되는 배당금이다. 만약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면 이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받게 된다. 노조가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협회가 FIFA 배당금을 당해 연도 일반회계로 처리해 올해 모두 지출하겠다고 결정한 부분이다. 노조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FIFA로부터 받았던 배당금을 모아 축구발전기금으로 적립, 지난 1999년 대한축구협회 사옥을 짓는 데 사용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달성 이후 FIFA로부터 받았던 월드컵 배당금을 대표팀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의 포상금으로 모두 지출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축구협회는 월드컵 이후 23명 선수 개인별로 3억원씩 69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고, 6명의 코칭스태프까지 합쳐 총 80억 원 이상을 썼다. 이 때문에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불구, 축구협회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특히 노조는 축구협회가 월드컵 개막 이전에 포상금 지급의 원칙과 대상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채 여론에 밀려 주먹구구식으로 포상금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훈 노조위원장은 "혹시라도 향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협회의 스폰서십 관계가 손상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협회 재정이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해 월드컵 배당금을 축구발전기금으로 적립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월드컵 배당금은 축구협회 노사는 물론 축구계 전체 의견을 수렴해 올바른 집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월드컵 대표팀 뿐 아니라 각급 대표팀에 지급하는 포상금 역시 지급원칙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