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의 '태풍'을 제작한 진인사필름과 '가문의 위기'를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도 방송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공동 제작키로 했다. 곽 감독이 총감독을 맡아 상반기 중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 최대의 영화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도 드라마에 투자키로 방침을 정하고 제작사와 협상 중이다.


그동안 영화에 투자만 해왔던 방송사도 영화제작에 나서고 있다. MBC는 싸이더스FNH와 최강희·박용우 주연의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을 공동 제작했다. 두 회사는 현재 HD영화 '천하명당 무도리'를 촬영하고 있으며 MBC 자회사인 MBC프로덕션은 임상수 감독의 영화 '오래된 정원'을 제작하고 있다.


KBS미디어는 영화사 알토미디어와 함께 '복씨네 복 터졌네'를 제작 중이며 SBS도 토일렛픽처스와 HD공포영화 4부작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를 만들어 극장과 방송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영화와 드라마의 영역 파괴는 관련업체의 수익선 다변화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방송사는 뉴미디어와 경쟁하기 위해 영화 콘텐츠를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영화사는 방송드라마가 영화에 비해 리스크가 적고 '겨울연가'의 사례에서 보듯이 수익성도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가 넓어지고 표현 기법도 다양하게 개발되는 긍정적 측면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이 자금을 확보해 다른 장르의 콘텐츠제작에 뛰어들 수 있는 여력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스타의 몸값이 폭등하고 졸속드라마와 영화가 난립하는 역기능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팝콘필름의 이천희 이사는 "미디어 융합에 따라 콘텐츠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양측의 영역 파괴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상호 협력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한류열풍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