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기적인 형태의 PB영업을 시작한 국내은행들은 PB업무를 아직까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익원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은행에 비해 PB시장에 뒤늦게 진출하고서도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HSBC와 도이체방크의 전략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지 못한 국내은행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HSBC는 영국의 PB전문회사인 새뮤얼 몬태규 프라이빗뱅크(SMPB)를 1990년 인수하면서 PB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스위스계 은행들이 전세계 부유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업무를 주로 한 반면,SMPB는 여신업무(Lending Business)를 주된 사업으로 했던 게 특징이다. 영국의 부유층들은 상속 등의 과정에서 부동산 거래를 대규모로 하는데,SMPB는 거액여신을 제공하는 방법을 통해 예대마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투자상품 판매에 의한 수익창출이 아닌 이 같은 독특한 영업방식은 이후 HSBC은행의 PB전략에 반영돼 지금도 남아있다. HSBC는 또 리퍼블릭(Republic),CCF,WTAS 등 PB부문에 강점이 있는 은행들을 차례로 인수하게 되는데,이러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이 HSBC를 오늘날 PB분야의 세계적 은행으로 성장시켰다. 한편 도이체방크는 행내에 PBC(Private&Business Clients)그룹이라는 독특한 사업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PBC부문에서는 부유층 고객과 이들이 주주 또는 경영진으로 있는 기업을 한데 묶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집사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패밀리 오피스 제도를 활용,여러 금융회사에 분산되어 있는 고객정보를 최대한 집중시킴으로써 운용성과를 극대화시켰다. HSBC와 도이체방크의 사례는 국내은행이 향후 PB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어떠한 전략방향을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즉 PB사업을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우수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차별화된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로 인식할 수도 있겠지만,대출업무를 강화한다든지 기업고객의 일부를 PB사업부로 이관시켜 기업금융과 연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PB분야를 수익모델(Profit Model)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