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신림역 상권에서 예비 창업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첫 번째 구역은 3,4번 출구를 기점으로 약 150m에 이르는 대로변과 이면에 형성된 먹자골목이다.


두 번째 구역은 5,6번 출구를 기점으로 사각형으로 이뤄진 대로변과 이면 먹자골목이다.


이 두 구역은 고객 연령대나 성향이 판이해 취급 상품이나 매출 수준에도 차이가 있다.


A급지로 분류되는 곳은 3번 출구부터 서울대 방향 버스정류장까지 약 150m 대로변.신림역을 이용하는 12만명 인구 중 상당수가 퇴근길에 이 동선을 따라 올라가는 탓에 몸을 부딪칠 정도로 붐빈다.


그야 말로 황금입지인 셈이다.


이에 따라 권리금이나 보증금 수준이 강남역 상권을 따라갈 만큼 높아 권리금 3억원 이상,보증금 1억원 이상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매물을 찾기는 지극히 힘들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유명 브랜드로는 미샤(화장품),보디가드(언더웨어),클루(액세서리),예스(언더웨어),GS왓슨스(드럭스토어) 등.상품을 고르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중저가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B급으로 분류되는 4번 출구 쪽에는 의류가게들이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상가정보사이트인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상권분석팀장은 "A급지에는 마진이 높고 회전율이 높은 액세서리,언더웨어,화장품,제과점 등이 둥지를 틀어 한달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건너편 2번 출구 쪽은 출근길 동선이라 주목할 만한 입지가 못 된다"고 설명했다.


3,4번 출구 이면에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개천변 순대타운이 기업화,확장되면서 주변 먹거리 종류도 순대 일색에서 다양하게 바뀌었다.


4층짜리 '원조민속 순대타운'과 5층짜리 '양지민속 순대타운'을 중심으로 용우동,낙지족발,삼겹살,틈새라면,감자탕,보쌈 등 음식점 100여개가 좁은 골목에 잔뜩 몰려 있다.


서정헌 소상공인지원센터 업무개발팀장은 "이곳 먹자골목은 푸짐하고 값 싼 메뉴라야 생존할 수 있다"며 "레스토랑과 같은 튀는 메뉴로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실제 권리금 2억원에 매물로 나온 한 닭갈비집의 경우 한달 매출 5000만원,순익 1500만원을 올리고 있어 강남역 먹자골목에 버금갈 정도다.


이곳 음식장사가 유리한 이유는 또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신림동 토박이들로 구성된 건물주 번영회가 있어 먹자골목 일대 점포 월세를 300만~400만원 이상으로는 올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먹자골목은 권리금이 높은 데다 매물도 귀해 신규 창업자들이 도전하기는 힘든 상권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초보창업자들이 눈을 돌릴 만한 구역은 오히려 5,6번 출구를 기점으로 형성된 단독주택가 상권이다.


이 구역 배후에는 서울 강남 쪽으로 출퇴근하는 싱글족 직장인들이 몰려사는 원룸과 중년층이 세대주인 단독 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순대타운이 있는 먹자골목과 비교하면 이곳 식당가는 단가가 비교적 높은 갈빗집이나 아구찜 식당 등이 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웬만한 상권에는 프랜차이즈 외식점들이 먹히지만 이곳은 오히려 허름한 고깃집 매출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구역 대로변에서 3년째 문을 열고 있는 한 프랜차이즈 외식점의 평당 월 매출은 전국 평균(평당 84만1000원)보다 25% 정도 낮은 63만원 수준이다.


유명 브랜드 외식점으로 승부하기 곤란한 상권인 셈이다.


서준 팀장은 "고깃집은 포화상태로 여겨지기 때문에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저가형 횟집 정도가 유망하다"면서 "밝은 색상의 인테리어로 다른 점포와 차별화했다는 느낌을 고객들에게 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유동인구를 감안하면 7,8번 출구 대로변에서 보기 어려운 브랜드 커피숍이나 안경점도 블루오션 업종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