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규제가 27일 풀린다.


한 이동통신사에 18개월 이상 장기 가입한 사람은 2008년 3월 이전에 한 차례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된다.


전체 가입자의 62.5%인 2396만명이 휴대폰을 구입할 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 규모는 10만~15만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은 보조금 규제완화를 계기로 고객쟁탈전을 벌일 채비를 하고 있다.


휴대폰 업체들은 '보조금 특수'를 잡기 위해 신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동통신 3사는 27일 정보통신부에 보조금 액수를 명기한 약관을 신고한 후 각사 홈페이지와 대리점 등을 통해 보조금 규모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통사의 보조금과 휴대폰 제조업체의 지원금을 더하면 보조금 지급액이 1인당 10만~15만원쯤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조금 합법화 초기에는 눈치싸움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4월26일까지는 보조금을 수시로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원래 변경된 약관은 신고 후 한 달이 지나야 효력을 발휘하지만 이번에는 법령을 개정하면서 첫달에 한해 예외조항을 뒀다.


따라서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앞다퉈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한 달 동안 보조금 액수를 둘러싼 이통사 간 눈치싸움이 심할 것"이라며 "휴대폰 구매자로선 보조금 조정 추이를 보고 유리한 조건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고객잡기 준비에 한창이다.


장기 가입자 비율이 가장 높은 SK텔레콤은 우량고객을 붙잡기 위해 '보조금+요금할인+경품' 혜택을 내놓았다.


보조금 대상자가 휴대폰을 교체할 경우 장기 가입에 따른 요금할인 혜택을 종전보다 더 주기로 했다.


유럽 항공권,에버랜드 이용권 등을 경품으로 내건 '우량고객 행복특권' 이벤트도 펼치고 있다.


2004년 이동통신 번호이동제 도입 후 가입자를 660만명으로 늘린 후발사업자 LG텔레콤은 '고객 빼앗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SK텔레콤이나 KTF 고객이 LG텔레콤 매장을 방문해 보조금에 관해 문의하면 '100% 당첨 복권'을 주기로 했다.


이 복권에는 '가전제품 왕창 교체'(1000만원 상당) 등 경품이 걸려 있다.


휴대폰 업계는 '보조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보조금이 합법화된 후에 사려고 기다린 잠재고객이 적지 않아 휴대폰 수요가 10~3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값이 비싼 DMB폰 판매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데다 SK텔레콤이 4월이나 5월께 지상파DMB폰 유통에 나서기로 한 점도 DMB폰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내놓을 대다수 신제품에 DMB 기능을 넣기로 했다.


위성DMB와 지상파DMB를 모두 시청할 수 있는 '듀얼 DMB폰'도 4월 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은 보조금이 10만원가량 붙으면 가격부담이 작아져 DMB폰 수요가 불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DMB폰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월 초 지상파DMB폰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팬택계열은 3분기로 잡은 위성DMB폰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위성DMB폰과 지상파DMB폰을 '스카이' 브랜드로 내놓기로 했다.


최명수·김동욱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