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은 만물이 소생하고 삶의 활력도 샘솟는 계절이다. 하지만 봄철 환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위 춘곤증(春困症)을 경험하게 된다. 비교적 빠른 환경변화에 대한 인체의 자율신경 부적응이 주요 원인이다.

인체의 생리 조절은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항상 저울처럼 평형을 유지함으로써 이뤄진다. 동절기에는 교감 신경계가 우세해져 산소 소비가 증가하고 근육 긴장도 증가되며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추위에 적응하지만 봄철이 오면서 온도와 조도(照度) 등이 반대방향으로 급격히 변해 인체도 다시 교감신경은 낮추고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지는 방향으로 적응을 하게 된다. 평형이 다시 유지되면 춘곤증 등과 같은 문제가 없지만 자율신경계가 부적응하는 경우(부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우세하게 되면) 부교감신경계 증상인 나른함,피곤함,무력감,졸음,소화기능 이상,현기증 등이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냉탕과 온탕을 계속 무리하게 반복해 드나들면 결국 자율신경 부적응이 초래될 것이다. 그 외에도 봄철에는 활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휴식부족,수면부족,스트레스 증가,적절한 영양섭취 불균형 등이 인체의 부적응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겠다. 적응기간은 개인차이가 있지만 약 4주 정도면 자율신경계는 다시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리듬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즉 가벼운 운동,충분한 수면,스트레스 관리가 도움이 되겠고 비타민과 미네랄 공급도 생리활성에 좋다. 실내를 신선한 공기로 자주 환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절기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중 하나가 황사(黃沙)다. 황사바람에는 각종 먼지를 포함한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어 눈과 호흡기에 심한 자극현상을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안과나 이비인후과 질환 및 여러 가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황사경보가 발령되면 건강한 성인도 가급적 노출을 피하고 특히 노약자와 천식,만성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각종 공해 물질로 인한 알레르기도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이다. 알레르기는 기온 변화와 꽃가루 및 진드기 같은 각종 이상 물질이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집안을 자주 환기시키고 침실의 온도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집먼지 진드기의 주 서식지인 소파나 침구류는 자주 청소하고 살균해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금세 회복될 듯 하면서 다시 악화되는 만성 질환으로 예방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이러한 자극요인을 파악해 회피하도록 해야 한다.

김경수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