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6:43
수정2006.04.08 20:16
'칼 아이칸은 협업형 투자자.'
KT&G 경영 참여에 성공한 미국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은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과는 확실히 다른 투자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버핏이 자신의 초대형 투자회사인 벅셔해서웨이를 통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반면 아이칸은 파트너를 구해 투자에 나서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뉴욕 소재 아메리칸 리얼이스테이트 파트너스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아이칸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파트너들을 통해 이 회사 의결권의 90%를 갖고 있다.
이 회사를 활용해 카지노와 부동산,에너지,가정용품 회사들을 사들이고 있다.
아이칸은 또 '직관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을 본인이 직접 강조한다.
그는 "내재가치는 높은데 주가가 낮은 회사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며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또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가 투자의 적기"라며 "이때 마치 마우스를 클릭하듯이 돈을 집어넣는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아이칸이 밝히는 투자전략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회사를 '나누는 것'이다.
회사의 일정 지분을 매입한 다음,비핵심 자산과 사업부문을 떼내도록 영향력을 미친다.
이를 통해 주가가 뛰도록 유도한다.
다음 단계는 직접 경영에 나서는 전략이다.
이사회에서 발언권을 확보한 뒤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직접 발벗고 나선다.
아이칸은 이런 자신의 투자행태에 대해 '주주 행동가'(shareholder activist)로 평가받길 바란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해왔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치고 빠지는 투자가로 알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지분을 매입한 회사가 안정돼도 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