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도착하면 바늘 구멍 하나 찌를 곳이 없다는 이곳 사람들의 말이 실감난다.


땅이 좁아 건물이 밀집해 있으며 사람 또한 많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행객은 홍콩을 다시 찾고 싶어한다.


쇼핑의 즐거움과 먹거리가 이 작은 도시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짧은 일정이지만 세계 각국의 요리를 모두 맛볼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홍콩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의 필수 코스인 빅토리아 피크,마카오 등은 잠시 접어두고 '홍콩의 맛'을 곁들인 골목탐방에 나서 보자.



한국에 매물도가 있고 이탈리아에 카프리섬이 있다면 홍콩에는 청차우섬이 있다.


홍콩섬 센트럴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 거리인 청차우섬의 선착장에 도착하면 해산물 레스토랑과 상점이 줄지어 있다.


이 섬의 특징은 자동차가 한 대도 없으며 선착장을 조금 벗어나면 홍콩의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홍콩은 사람과 부딪치며 빌딩 숲에 가려 하늘조차 보기 힘든 곳이지만 이곳은 조용한 숲길과 푸른 하늘,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걸어서 1~2시간이면 섬을 일주할 수 있지만 자전거를 빌려 타고 도는 것도 괜찮다.


선착장 근처에 수없이 정박된 작은 어선들,벤치에 앉아 있는 마을 어르신과 교복을 입고 하교하는 학생들 모습에서 홍콩인의 생활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선착장 우측으로 걷기 시작하면 청포짜이동굴로 가는 산책로가 나온다.


간단한 산행 코스처럼 느껴지는 이곳을 걷다보면 열대수림의 숲길과 검푸른 바다,그리고 하얀 바위 사이로 난 오솔길을 지나 청포짜이동굴 입구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1800년대 활약한 해적 '장보자' 가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들어가는 입구도 매우 좁고 손전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굴을 나오면 섬 중심가로 가는 길과 섬 뒤편의 산책로 코스가 있다.


거리는 멀지만 사색을 하며 산책하기에 딱 좋른 길이다.


저소득층이 생활하는 낡은 집들에 걸린 빨래.담장 밑에 앉아 수다 떠는 원주민들의 모습은 우리의 시골 풍경과 다를 바 없다.


이곳을 지나 언덕을 오르다 보면 화장터가 보이고 길 건너편 해안가 공동묘지가 나온다.


비석에 붙은 망자들의 사진을 보며 섬 정상에 오르면 고급 리조트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곳은 섬의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와 빌라단지.섬 일주를 마치고 선착장에 도착하면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식사 및 간식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이 홍콩의 절반 정도며 굴 소스에 볶은 조개요리와 함께 칭타오맥주 한 잔으로 섬 일주를 마무리하면 좋다.


홍콩섬 센트럴의 익스체인지 스퀘어에서 직행 260번을 타고 스텐리로 향해 보자.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레저 해양공원인 오션파크를 지나면 버스는 산중턱의 즐비한 고급 아파트와 골프장을 지나 절벽 사이로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린다.


이곳이 홍콩의 부자들이 산다는 스텐리다.


맨션에는 수영장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고 주차장에는 고급 자가용이 즐비하다.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면 스탠리마켓을 볼 수 있다.


150여개의 작은 상점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물건을 쇼핑할 수 있다.


시장 바로 옆에는 유럽 스타일의 카페에서 식사나 음료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골목 전체가 카페로 가득한 이곳은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요리 등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들이 밀집한 곳이다.



홍콩섬은 서울의 강남과 비슷하다.


금융가와 쇼핑센터가 대부분이며 현대식 고층빌딩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면 강북격인 구룡반도는 재래시장과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다.


구룡반도의 몽콕은 새정원,플라워마켓,금붕어마켓,레이디스마켓,스포츠마켓 등이 있다.


그야말로 홍콩 시장의 집합소다.


저렴한 물건들을 쇼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기한 구경거리로 가득하다.


여인가는 이름처럼 여성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물건이 놓여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품목도 다양해 남자들도 구경거리가 많은 지역.특히 한국인이 지날 때면 '가짜'라며 명품 책자를 보여주고 '짝퉁' 상품을 권한다.


여인가의 한 블록 옆은 스포츠마켓으로 홍콩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거리며 한국의 용산전자상가와 비슷한 전자제품 거리가 몰려 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곳이다.


식민지 시절 영국 정부는 자국 군대는 간부들만 파견하고 일반 병사는 인도인을 많이 고용했다.


이 때문에 지금도 거리에서 인도인을 쉽게 마주친다.


특히 침사추이 뒷골목의 인도음식점은 저녁이면 맥주와 담배연기 자욱한 인도인들의 쉼터로 변한다.


이곳에서는 양고기카레,탄도리치킨,인도식 볶음밥,탄도리 로티(인도식 빵) 등을 맛볼 수 있다.


오래 전 홍콩 섬에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작은 포구의 배 위에서 시작했다는 밤보빌리지란 식당이 있다.


이곳은 제철 요리재료를 선정해 그때마다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데 후추와 고추를 이용한 매운 조개가 일품이다.


가게 곳곳에는 한국 관련 포스터와 소주 등 한국의 식당에 온 듯한 착각이 일 정도.주인에게 물어 보니 한국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나 손님의 70% 이상이 한국인이라 어쩔 수 없이 한국풍으로 꾸몄다고 한다.


실제로 맛을 보니 중국 특유의 느끼함 없이 매콤하고 깔끔한 맛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주로 장기 체류 중인 주재원 등이 이곳을 찾는다.


구룡공원 건너편 뒷골목에 가면 구룡의 랑콰이펑(홍콩 섬에 위치한 한국의 이태원 같은 거리)이라 불리는 너츠포트테라스 거리가 나온다.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는 곳이기도 한 이곳의 러시아식당 '바라라이카'가 유명하다.


러시아 전통음악을 공연하며 손님들에게 타악기를 나눠주고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메뉴는 러시아식 양고기 스테이크가 유명하며 야채가 들어 있는 빵이 서비스로 나온다.


레스토랑 한 구석에는 영하 20도의 냉동 방이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려면 입구에 걸린 러시아 전통 외투와 모자를 쓰고 입장해야 한다.


이곳에서 보드카를 주문해 마시는 것도 추억에 남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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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터퍼스카드로 지하철 · 페리 · 시티버스 · 편의점서 결제가능 ]


올해는 홍콩 관광청이 정한 '2006 홍콩 대탐험의 해'.홍콩디즈니랜드,옹핑360,홍콩습지공원과 같은 새 관광지에서 홍콩의 새로운 매력을 경험하라고 만든 캠페인이다.


한국보다 1시간 늦은 홍콩은 홍콩달러를 사용한다.


1달러는 약 130원.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옥터퍼스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편하다.


지하철,페리,스타페리,시티버스는 물론이고 편의점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


150달러 이상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50달러는 보증금이며 귀국할 때 카드를 반납하면 보증금과 잔액을 돌려준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시내에 들어오면 지하철(MTR)을 이용하거나 2층버스를 타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다.


버스노선은 정거장에 표시가 잘 되어 있다.


홍콩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 (02)778-4403


홍콩=김정욱 기자 ha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