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00494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국민은행[060000]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과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오전 10시 현재 국민은행은 외국인의 러브콜이 집중되면서 8만2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5% 가량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인수 경쟁에서 탈락한 하나금융지주[086790]도 3.22% 상승 중이며 우리금융[053000]지주와 한국금융지주[071050]도 오름세를 보이는 등 대다수 은행주들이 상승 중이다. 다만 외환은행은 개장초 상승세에서 약세로 돌아서 1.17% 하락 중이다. 이날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리딩뱅크로서의 기업 가치 상승은 물론 주주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특히 기업대출과 외환시장, 신용카드 시장 등에서 점유율 및 가격 결정력이 강화돼 양과 질 양면에서 한국 은행산업 선도업체의 자리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타금융지주회사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단기적으로 은행주들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주류를 이뤘다. ◆시너지효과 극대..목표가 상향 잇따라 =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주주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국민은행 목표주가를 9만2천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도 같은 이유로 목표주가를 10만4천원으로 22% 상향 조정했다. 교보증권도 "합병이 가시화되면 합병에 따른 투자지표 변화 및 시너지 효과를 감안해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 역시 인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법 등을 고려해 국민은행 목표주가를 상향할 계획이다. 우리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리딩뱅크' 지위가 공고해져 주당순자산배율(PBR)은 2.1배에서 2.5배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향후 3년 간 자기자본이익률은 18.8%에서 22.7%로 3.9%포인트 상승하고 주당순이익은 8천642원에서 9천520원으로 10.2%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10조원의 어닝 파워를 보유하게 되며 총자산 270조원으로 대기업 금융과 외환관련 금융서비스, 해외 네트워크 부분에서도 확고한 수위를 차지해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병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 후 일반은행 시장점유율은 30% 이상으로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총자산은 270조원으로 세계 50대 은행 진입이 가능하며 국내에선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기대들은 국민은행 주가를 끌어올리는 강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외환은행 인수 모멘텀과 1.4분기 실적호조 등으로 4월은 '국민은행의 달'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국민은행의 어닝 파워가 돋보이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4분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6천89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9.7% 늘어나 은행 가운데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 합병 절차를 거치면 국민은행의 주주가치는 약 10%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은행들도 탄력받아 =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이번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전이 은행주 전반의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국민은행의 대형화는 시중은행간 과도한 가격 경쟁과 중복투자를 유발하는 채널경쟁을 방지해 모든 은행의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다른 은행의 주주가치에 부정적이지 않은 데다, 국민은행 주가가 단기에 8만원대에 안착할 경우 2위권 금융지주회사와 주가순자산비율(PBR) 괴리가 더 벌어져 타 지주회사 주가도 단기적으로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금융권 구도재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국민은행을 강하게 추격했던 신한지주의 행보와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의 성장전략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유재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 주가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영업권 상각과 주주가치 희석 리스크로 인해 연초대비 2.6% 하락했다"며 "이번 탈락으로 인해 관련 리스크가 상당부분 소멸됐다"고 말했다. 반면 외환은행 일반 주주는 국민은행이 론스타에 제시한 가격 이상의 인수합병 프리미엄을 향유할 수 없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인수대금 마련이 관건= 전문가들은 다만 국민은행이 추가로 최대 2조~3조원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외환은행 인수전의 최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민은행은 4조원의 자금을 마련한 상태다. 교보증권은 "국민은행이 매각 대상 외화은행 지분 70.87%를 인수한다면 인수대금은 22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5조8천500억원, 1만4천원에 인수한다면 총 6조4천억원에 달한다"며 "최종 인수와 관련해선 추가 자금 마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류재철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격이 주당 1만5천500원이라면 올해말 외환은행의 추정 주당순자산가치(BPS) 9천900원을 감안할 때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에 인수하는 셈"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큰 무리가 아닌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 기반을 확보한 만큼 미래 성장 전략도 긍정적"이라며 "향후 주주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는 자금조달 방법이 제시되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