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올해 기아자동차를 누르고 7년 만에 자동차 생산량 기준 국내 2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GM대우는 올 들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최근 올해 생산 목표를 당초 150만대에서 165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기아차의 올해 생산 목표는 반제품 조립생산(KD)을 합쳐 153만5000대다. GM대우가 글로벌 생산대수에서 기아차를 제치기는 대우자동차 부도 직전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라세티 젠트라 등 소형차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을 반영해 최근 올해 생산목표를 165만대로 조정했다"며 "현재 구체적인 증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GM대우는 일단 85만대가량은 국내에서 생산하고,나머지 80만대는 차량을 반제품 형태로 수출한 뒤 해외에서 최종 조립하는 KD형태로 생산키로 했다. 또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에선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조립 과정의 일부를 외부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 확대'로 대응키로 했다. KD의 경우 동유럽 지역의 옛 대우차 공장에서의 생산물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GM대우가 계획대로 165만대를 생산할 경우 7년 만에 '국내 2위 자동차 메이커' 타이틀을 되찾게 된다. 대우차가 부도 처리된 2000년 이후 한번도 2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기아차의 올해 목표(153만5000대)보다 10만대 이상 많기 때문이다. GM대우의 생산대수는 1999년 92만9000대를 정점으로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며 GM에 인수된 2002년에는 39만4000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GM의 글로벌 판매망을 타고 수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올 들어 2월까지는 22만573대를 생산·판매해 22만688대의 기아차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GM대우의 2위 탈환'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GM대우 생산물량의 절반이 KD 형태인 만큼 완성차 기준으로 따지면 여전히 기아차가 2위라는 주장이다. 기아차의 KD물량은 10만대에 불과하다. GM대우 관계자는 "국내 공장을 점진적으로 증설하고 해외 KD생산을 늘려도 밀려드는 해외 주문을 맞추기 힘들 정도"라며 "당분간 GM대우의 생산·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