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로 금융권의 판도 변화가 예고됨에 따라 은행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은행과 함께 인수전을 벌여온 하나금융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인수 조건에서 하나금융이 국민은행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본계약을 맺을 때까지는 아직 변수가 많으니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당초 DBS를 지지했던 외환은행 노조는 국민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식에 반발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수출 및 수입금융 실적,해외 점포 수,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 비중 등에서 모두 6대 시중은행 가운데 꼴찌"라며 "국민은행 경영진에 외환은행의 외국환 업무와 29개 해외 지점,기업금융을 맡긴다는 것은 공멸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외환 노조는 국민은행 인수 반대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반면 외환은행 인수전을 장외에서 관전해온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내심 안도하는 표정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하루아침에 은행권 순위가 한 단계씩 내려 앉아 중견 은행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탈락함에 따라 결국 하나금융지주가 선두 경쟁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