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업체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코스닥시장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속이 꽉찬 종목으로 통한다.


한기평은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유가증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신용평가 부문에서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정보 등과 함께 '3사 과점체제'를 형성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온 회사다.


하지만 올해 신용평가 업계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금융감독원이 정하게 될 '적격 외부신용평가기관(ECAI)' 기준을 통과해야 업무를 계속할 수 있게 된다.


2007년 말 국내에 '바젤2' 기준이 도입되면서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 산출시 ECAI로 지정된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만 활용하도록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7월부터는 정부가 신용평가 시장 진입요건을 크게 완화,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세계적 신용평가사의 한국 진출도 예고되고 있다.


이영진 한기평 사장은 20일 "기업컨설팅 등 비신용평가 업무를 보강하는 한편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업체를 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변화의 소용돌이를 정면 돌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한기평은 지금까지 수차례의 M&A를 통해 성장 정책을 추진해왔다.


올초 금융 관련 솔루션을 구축해주고 컨설팅해 주는 파이코코리아를 인수,국내 금융솔루션 시장의 선두주자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작년 2월 대형 금융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한국개인신용(KCB)의 지분 10.0%도 매입,CB(크레딧뷰로·개인신용평가) 업무에 본격 진출했다.


같은 해 3월에는 한국기업인증을 인수,기업체의 상거래관련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신용인증서비스 업무에도 진출했다.


앞서 2002년에는 채권분석업무를 하는 한국채권평가도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 사장은 "이처럼 본업인 신용평가 업무와 이해관계가 충돌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향후에도 적극적으로 M&A를 통해 성장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기평은 이와 함께 컨설팅업무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나 회계법인 등이 주도하고 있는 인수주선 시장에 진출,온세통신 남선알미늄 등의 매각 주간사로 선정된 게 좋은 예다.


이 같은 확장정책을 통해 한기평은 올해 330억원의 매출과 61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은 사상 최대 규모를 낸 지난해 310억원보다 6.4% 증가한 것이며 순이익은 전년(6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기평은 2004년 기업지배구조센터 등이 선정한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주주가치제고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 사장은 "코스닥상장 후 유지해온 50% 이상의 배당성향을 앞으로도 유지하고 매년 일정 수준의 자사주 소각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2005년에 전년(600원)보다 150원 증가한 주당 750원을 배당했고 30만주를 이익소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또 "장기적으로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