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환율 하락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온 여행주들이 엇갈린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차별화되고 있다. 도매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성장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반면 2위인 모두투어는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도 지난 2월 말 고점 대비 17.1%나 떨어졌다. 소매여행업계 2위인 자유투어도 비록 합병에 따른 비용 증가가 원인이지만 대규모 적자를 낸 데다 시장점유율도 떨어지는 등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수익모델 차이가 실적 갈랐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이날 6만5200원으로 지난 2월 초보다 39.5%나 오르는 등 고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모두투어는 같은 기간 16.7% 올랐지만 최근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자유투어는 2월 이후 9.1% 하락한 상태다. 여행주의 주가가 차별화되는 것은 명암이 엇갈린 실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는 작년에 영업이익 177억원,순이익 166억원을 내 전년에 비해 이익증가율이 50%를 넘어섰다. 반면 모두투어는 여행시장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31억원,순이익은 3.5% 늘어난 2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예스테크놀로지를 통해 우회상장한 자유투어는 적자전환(영업손실 35억원,순손실 37억원)하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들의 실적 차이는 수익모델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여행업체들의 주 수입원은 패키지여행상품과 항공권 판매다. 패키지여행상품의 경우 상품을 기획하는 도매업체가 전체 매출의 16%를 챙기는 반면 소매업체는 판매수수료로 9%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항공권 판매의 경우에도 항공사로부터 항공권을 사온 도매업체가 소매업체에 매출액의 3%를 판매수수료로 주고 약 6%를 이익으로 가져간다. 현재 국내에는 9000여개의 여행사가 난립해 있지만 도매전문업체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및 비상장업체인 OK투어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진입장벽이 높은 도매업체들의 경우 여행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지만,진입장벽이 낮은 소매업체들은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실정이다. ◆쏠림현상 가속화 여행업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업종이다. 고객수에 따라 호텔 항공권 등의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규모가 큰 업체는 싼 값에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실제 하나투어의 시장점유율은 2004년 8.8%에서 지난해 10.4%로 1.6%포인트나 올랐고,모두투어도 4.1%에서 4.7%로 높아졌다. 롯데관광도 시장점유율이 3.8%에서 4.1%로 상승했다. 반면 자유투어는 고객수는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3.4%에서 3.3%로 오히려 떨어졌다. 상위 30대 여행사의 경우 시장점유율은 2004년 39.5%에서 지난해 43.3%로 높아졌다. 키움증권 조병희 연구원은 "여행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수혜는 대형 업체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1∼2월 실적에서도 나타나듯이 도매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하나투어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