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투자문화 선진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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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치장 <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
작년 세계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던 우리 증권시장은 그동안의 상승에 따른 부담과 환율, 유가, 금리상승 및 수급악화 등 대내외 요인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변동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이같은 주가급등락 과정에서 그동안의 주가상승 속에 묻혀있던 우리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그동안 장기투자와 가치투자의 장점이 누누이 강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투자관행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또 지수하락시 한 방향으로 추격 매도하는 ‘쏠림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특히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기관투자가들조차 시장 흐름에 흔들리면서 주가하락을 가속화시켰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주가하락을 우량주식을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하여 수익을 극대화함으로써 기본에 충실한 정석투자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었다.
다행히 최근 우리 증권시장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주가변동성이 기조적으로 감소하는 선진국형 시장으로 변모하여, 2000년 2.86%에 달하던 주가변동성이 작년에는 1.05%까지 크게 완화되었다.
또한 저금리와 고령화의 진행은 가계금융자산의 급증과 자산운용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시중자금이 실물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가계금융자산이 작년 9월말 현재 1,141조원을 돌파하였고, 금융자산중에서도 예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 펀드상품 등 투자형 상품으로 투자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패턴의 변화로 1월말 현재 간접투자계좌수가 1,041만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특히 적립식펀드계좌수가 596만계좌를 차지해 우리 시장의 장기수급기반을 강화시키고 있다.
금년은 증권시장이 개설된지 50주년, 우리 시장이 개방된지는 15주년이 되는 해다.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5위, 거래대금 기준으로 9위권의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시장의 제도와 관행,투자문화 등 제반 여건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 장기투자상품에 대해 소득공제나 세액감면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해 시중부동자금의 증시유입을 촉진하고 주식시장중심의 자금순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또한 현재 17%에 머물고 있는 기관투자가의 비중을 확대하여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정책 및 제도의 도입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당국 및 증권업계 등 이해당사자가 함께 참여하여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식투자에는 왕도가 없다. 단기적인 주가변동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만의 투자원칙으로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우연한 성공이 아니라 실패에서 교훈을 배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