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연일 치솟고 있다. 요즘 들어 국제 금값은 온스당 560달러 내외로 1980년대 초 이후 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금값이 이처럼 급등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고유가에 따라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 실질가치가 안정적으로 보전되는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정형화된 사실이다. 또 세계 금 공급량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산지의 채굴여건이 악화되는 것도 원인이다. 최근에는 노천 금광에서 심해 금광까지 개발함에 따라 금의 공급이 원활치 못한 데다 생산비용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 수요면에서도 산업용 금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다음 달 세계경제 전망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당초 4.3%로 예상했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4.8%로 상향 조정할 만큼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국제 금값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경상수지적자를 비롯한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달러표시자산에 대한 매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금리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각차가 있으나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의 경우 점차 높아지는 인플레 압력과 부동산 부문에 낀 자산거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뉴욕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일본도 양적 금융완화 정책을 해제함에 따라 앞으로 통화공급을 더 이상 늘려 나가지 않는다면 경기회복에 따른 자금수요로 시중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나라의 금리체계(interest system) 유지상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정책금리는 인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초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렸다.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 지표가 계속해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제투자은행(IB)들은 현재 2.5%인 유럽의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는 3% 내외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4년 하반기에 이어 '제2의 금리인상 도미노 국면'이라 불리울 만큼 국제금리가 올라갈 경우 기존의 투자수단인 주식과 채권,부동산에 대한 매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신 대안투자로써 각종 실물펀드와 함께 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추세적으로 국제 금값이 올라갈 것이라는 데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기관의 경우 현재 온스당 560달러 내외인 국제 금값이 최고 2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금값 상승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골드뱅킹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선진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골드뱅킹이 허용된 지 불과 2년이 안될 정도로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초기단계의 단순한 금계좌와 금대여 상품에서 이제는 금스와프,금선물 등 금관련 파생금융상품을 연일 쏟아져 낼 정도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역사적으로 금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다른 재테크 수단보다 가장 낮은 데다 금값의 변동성이 워낙 큰 점을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금을 과다하게 보유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또 금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골드바와 같은 직접적인 금 보유보다는 금과 관련된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