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최고경영자)의 'E'자는 'Executive(경영 집행)'의 약자이지만 'Entertainment(오락)'의 약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비즈니스 자리나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잘 어울리기 위해 폭탄주 10잔쯤은 거뜬히 마십니다." 위스키 '임페리얼'로 잘 알려진 진로발렌타인스의 새 사령탑을 맡은 프랑스 출신 장 크리스토프 쿠튜어 사장(40)은 지난 15일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와인의 본 고장인 프랑스 보르도에서 나고 자란 덕인지 한국의 음주문화가 낯설지만은 않다"며 자신의 주량을 과시하는 것으로 소개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재정학을 공부한 뒤 '시바스 리갈' 생산업체인 프랑스 페르노리카의 홍콩,일본 지사 등에서 주로 근무한 그는 지난해 1월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인의 솔직한 성격이 좋다'는 그는 이곳 문화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일 주일에 두 차례씩 우리말 수업도 받고 있다. 쿠튜어 사장의 당면 과제는 진로발렌타인스와 페르노리카 코리아 간의 통합을 원활히 이뤄내는 것.지난해 페르노리카와 진로발렌타인스의 본사인 영국 얼라이드도멕이 합병됨에 따라 한국 내 법인들 간에도 '진로발렌타인스'로의 통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쿠튜어 사장은 "바(bar)와 선물 세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페리노리카와 유흥업소에서 강한 진로발렌타인스의 장점을 살리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10% 늘려 위스키 업계 1위를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트맥주가 진로 인수에 따라 진로발렌타인스 지분 30%를 보유하게 된 것과 관련,"하이트맥주의 지분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