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고건 전 총리 '때리기'에 나섰다. 한때 동반자라고 치켜세웠던 열린우리당이 지난 12일 정동영 의장과 고 전 총리 간 회동에서 지방선거 연대가 무산된 뒤 '무임승차'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송영길 의원은 14일 한 방송에 출연해 "지금의 정치 시스템은 고장이 났다"는 고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자신은 고고한 척 밖에서 일갈하지만 정치판에 들어오면 모두가 똑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문학진 이기우 김형주 우원식 이상경 의원 등 열린우리당 초선 27명은 15일 성명을 내고 "고 전 총리가 연대를 거절한 것은 대권후보로서 자신의 정치적 셈법만 따진 것"이라며 "무임승차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또 "참여정부 초대총리라는 중책을 맡았음에도 이런 중요한 사명을 방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고 전 총리 문제를 바라보는 당내 계파 간 시각은 판이하다. 정 의장측은 고 전 총리와의 연대 무산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차제에 외부세력과의 연대에 매달리지 말고 '홀로서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의장의 선(先)자강론과 맥을 같이한다. 반면 고 전 총리와의 연대를 모색해 온 재야파를 중심으로 반발기류가 감지된다. 한 의원은 "고 전 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는 것은 정 의장 개인의 정치적 입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 전 총리측은 무임승차론에 대해 "지방선거에 간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만 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