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선수인 C씨는 연봉이 2억5000만원에 달하지만 요즘 '돈' 걱정이 많다. 앞으로 기껏해야 5년 정도 선수생활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배들이 현역 은퇴 후 사업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우를 자주 접한 까닭에 걱정이 더욱 앞선다. C씨와 같은 '스타급'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고소득 계층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가장 미흡한 직업군에 속한다는 게 재무설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임계희 파이낸피아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은 단기 소득이 높지만 매니저 비용,품위유지비,각종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 역시 보통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계층"이라며 "소득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때 철저하게 재무설계를 짜놓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목돈관리가 핵심 연예인의 경우 지출이 소득의 절반을 넘거나 일정기간 수입이 없어 대출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포츠 스타보다 수입이 더욱 불안정한 편이다. 하지만 단기간 벌어들이는 목돈의 대부분을 비전문가인 부모나 배우자에게 맡기고 있어 투자 실패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함 속의 빈곤을 겪는 연예인이 많은 이유다. 진미경 대한투자신탁증권 CFP는 "소위 스타들은 자산관리를 주변 사람들에게 맡기는데,대부분 부동산에 투자되거나 일반 정기예금으로 운용되고 있어 미래 위험에 대한 대비가 절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스타들의 경우 목돈이 들어오면 최소 40% 정도를 따로 떼어 노후 준비 목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향후 10년 이내로 예상되는 은퇴 대비 자금을 미리 마련하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목적의 상품으로 연금신탁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 등을 추천한다. 또 수입이 없는 기간에 대비해 1~2년 동안 운용할 수 있는 단기 목적자금으로 수입의 30%를 반드시 저축 또는 금융자산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위험에 대비하라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은 일반 직장인보다 위험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리면 본업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동시에 갑자기 현역생활을 은퇴해야 할 경우에 대비한 창업 계획과 자금 확보도 중요하다. 채훈대 AIG생명보험 CFP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은 집중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이 보통 10년 이내이기 때문에 은퇴 시기를 일반인보다 앞당겨 잡아야 한다"면서 "특히 여러 사정으로 은퇴가 갑자기 빨라질 수 있으므로 은퇴 후 계획과 필요자금 등을 보수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험 관리를 위해선 종신보험에 가입하거나 창업자금 마련을 위한 중기(中期) 적립식펀드,제2금융권 예금상품 가입 등이 추천됐다. 결국 스타들은 미래의 불확실에 대비,은퇴 이후 계획과 필요한 자금 규모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매년 일정비율씩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끈기가 필요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