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조류 인플루엔자(AI) 치료제인 타미플루 국내 공동 생산 업체 선정을 둘러싼 경쟁이 LG생명과학 한미약품 CJ 유한양행 등 4개사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울스 플루어키거 한국로슈 대표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타미플루 공동 생산을 신청한 11개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제안서를 낸 4곳을 선정해 지난 1월 서울에서 모임을 갖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4개 업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LG생명과학 등과 협의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플루어키거 대표는 "타미플루를 세계에 공급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자들과 보다 심도 있는 토의를 나눴고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의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는 데는 앞으로 2~3주가 걸릴 것"이라며 "결론이 나오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로슈와의 모임에 참가한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타미플루 생산능력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며 모임 사실을 확인했다.

로슈는 지난해 말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가 퍼지면서 타미플루에 대한 특허권 포기 압력이 거세지자 세계 각국에 타미플루 공동 생산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국에는 지난해 11월 정부와 한국제약협회 등 관련 기관에 공문을 보내 타미플루 생산이 가능한 국내 기업이 있는지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국내 11개 제약사가 생산 가능하다고 통보했지만 지난해 12월 로슈가 타미플루 공동 생산 업체로 선정한 세계 12개 기업 명단에 국내 기업은 없었다.

이에 따라 로슈가 실제 국내 기업과 타미플루를 공동 생산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약업계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로슈와 지난 1월 모임을 가진 한 제약사 관계자는 "로슈가 당시 모임에서 국내 기업을 공동 생산 파트너로 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쳤다"고 전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