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명문 하버드(Harvard)대학이 이례적으로 국내의 한 치과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하버드대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하버드 치과'를 상대로 "하버드란 명칭을 쓰지 말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하버드대는 국내 대리인을 통해 "이미 2004년 7월 '하버드' 상표권을 출원해 한국에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표권 권리 범위에 '의료업' 역시 포함이 되는 만큼 '하버드 치과'라는 명칭을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는 또 "수차례 공문을 보내 '하버드'란 이름을 쓰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병원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아 소송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버드대 측이 국내에 등록한 상표권에 따르면 출판업,어학원,병원,치과,관광업,한의원,유학알선업,심지어는 제과점 등까지 '하버드'란 이름을 쓸 수 없다. 이와 관련,안소영 변리사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하버드'를 '하바드'라고 발음하는 일이 있어 비록 '하바드'라고 명칭을 붙였을지라도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의 주장대로라면 '하바드' 치과,'하버드인' 치과 역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로부터 소송을 당한 치과 원장은 하버드 치과대학 교정과를 졸업한 하버드대 출신이다. 해당 병원장은 1995년 10월 특허청에 '하버드 치과 의원(Harvard Dental Clinic)'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97년 특허청으로부터 거절 결정을 받았다. 한편 하버드대 외에 미국의 명문 UCLA(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립대)도 국내에 UCLA란 이름의 상표권을 등록해 놓은 상태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