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주 반가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만남의 주인공은 부부 디자이너 강진영씨와 윤한희씨인데요,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실거예요.


매우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여성복 오브제와 오즈세컨, 액세서리 브랜드 루지&라운지,그리고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 디자이너 브랜드 Y&Kei까지 모두 두 분의 작품이랍니다.


특히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아홉 번째 컬렉션은 현지 매스컴의 뜨거운 호응을 얻어냈다고 합니다.


유력 패션지 WWD에서도 '서로 상반되는 컨셉트를 융화시킨 놀랍도록 아름다운 컬렉션'이라고 유례없는 찬사를 보냈더라고요.


저도 이런 기쁜 소식을 들으면 당장 무대에 달려나가 서고 싶고 가슴이 막 뛰고 그래요.


제 안에 있는 패션모델의 뜨거운 피가 아직도 식지 않은 것이겠죠.


이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두 분 디자이너가 전해준 올 봄의 패션 트렌드를 말씀드릴게요.


먼저 올 봄 패션의 가장 큰 변화는 옷의 느낌이 깨끗하고 단순해졌다는 거예요.


여전히 여성스러움과 고급스러움을 지향하긴 하죠.그러나 이전의 여성스러움이 치렁치렁 붙이고 오밀조밀 세밀한 장식으로 구현됐다면 이번엔 전체적인 아웃핏과 실루엣을 통해 강조돼요.


예를 들면 디자이너가 스커트 한 장을 만든다고 할 때, 지난 시즌에는 치마 끝 단에 어떤 장식을 달까,자수를 놓는 것은 어떨까가 고민이었지만 올해는 스커트의 실루엣을 Y로 할까 A로 할까가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는 거예요.


이 같은 디자인 경향은 컬러에도 큰 영향을 줬어요.


클린&심플 룩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색깔,당연히 화이트이지요.


화이트,오프 화이트,아이보리 등 브랜드마다 다양한 톤의 흰색을 컬렉션 무대 위에 올렸고 이 흰색 열풍은 소비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아이템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Y&Kei는 하이웨이스트에 벨트가 묶여진 무릎 또는 무릎 바로 위 길이의 미니드레스를 첫 손에 꼽았습니다.


컬러는 흰색이 기본이긴 하지만 연한 뉴트럴 계통이나 화끈한 원색 계통의 컬러도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드레스는 특히 허리선이 올라간 만큼 다리가 길어 보이고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어 국내 여성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리라 기대된대요.


눈여겨볼 또 하나의 아이템은 벨트예요.


실루엣을 살리기 위해서는 가운데에서 한번 묶어주는 게 좋잖아요.


또 한때 거의 엉덩이 끝까지 내려갔던 허리선이 점점 제자리를 찾아 올라온다는 것은 아시죠.어느덧 허리선을 잔뜩 내린 힙허거 스타일의 바지는 촌스러워졌어요.


그런 이유로 벨티드 디자인이 유행할 전망이랍니다.


그것도 가는 선이 아닌 허리선의 존재를 알려주는 굵은 벨트에 주목해야 해요.


소재도 약간 반짝거리는 타입이 많아요.


이 밖에 줄무늬로 대표되는 마린 룩,소녀처럼 순수한 이미지를 지향하는 걸리시 룩, 이와 반대로 신사의 이미지를 차용한 댄디룩 등이 올 봄 패션계를 이끌 트렌드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