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게임캐쉬를 충전해 준다고 해서 시키는대로 했는데..." "어떤 형은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엄마가 경찰서에 잡혀가고 벌금 100만원도 내야한다고 겁을 줬어요" 부산 사상경찰서가 10일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한 중고생 25명은 판단력이 흐린 초등생들만을 골라 `무료로 게임캐쉬를 충전해주겠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등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초등생들은 `무료 게임캐쉬 충전'이라는 말에 속아 수만∼수십만원의 대금만 부과당했으며 중고생들은 게임캐쉬를 인터넷 게임아이템 업자에게 절반 가격에 팔아 수천만원을 챙겼다. 특히 중고생들은 자신들의 사기수법에 의심을 품은 초등생들에게는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엄마가 경찰서에 잡혀가고 벌금 100만원도 내야한다"며 협박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담당 경찰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구조적인 문제점은 국내 대부분 게임사이트들이 본인 인증제도를 실시하지 않아 아무나 가짜 개인정보를 이용, 회원가입을 하거나 게임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게임사이트들의 IP 보관기간이 2주에 불과해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캐쉬 피해사례가 접수돼도 경찰의 추적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이번에 적발된 중고생들이 무료 게임캐쉬 충전을 미끼로 한 사기 수법을 전수해주거나 공유해 조직적으로 범행했으며 이같은 범행수법이 게임을 즐기는 대부분의 중고생들이 알고 있다는 것은 유사 범죄를 양산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점이다. 전화요금 결제 사기 피해는 범행 후 1개월 후에 게임캐쉬 충전요금이 전화요금으로 청구되는데,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들만 나무란 뒤 요금을 납부하는 사례가 많아 사기로 인한 피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무료로 게임캐쉬를 충전해주겠다'는 말은 대부분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전화요금 고지서를 꼼꼼히 살피고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판단되면 전자상거래 등의 소비자보호지침에 따라 요금을 내지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