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주당 7만원에 인수하겠다"..1만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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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측이 KT&G에 주당 7만원 선에 주식 인수를 제안했다.
지난달 말 6만원에서 1만원 높인 것이다.
아이칸측은 9일 'KT&G 가치실현을 위한 위원회' 명의의 서신을 KT&G측에 보내 "곽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적정 주가를 7만원 선이라고 밝힌 만큼 이 가격이 적정하다고 입증할 수 있다면 인수가격을 이에 맞춰 높여볼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 인수를 위해서는 2조원(20억달러)을 마련했으며 자본금 중 50%까지 투입할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번에 밝혔듯이 이것은 제안 사항으로 공개매수 개시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며 "10일까지 답신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칸은 이에 앞서 지난달 말 KT&G측에 6만원에 주식을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통보했었다.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아이칸이 공개매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주가가 큰 폭으로 들썩였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서한을 접수받고 내용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당장 확답을 내리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아이칸이 KT&G측에 서한을 보낸 것은 지난달 이후로만 다섯번째다.
2월 초에는 주가부양 요구에 대한 답신을,2월 중순에는 이사선임안 수정을 각각 요구했다.
2월 말에는 주식인수를 제안했다.
또 3월 초에는 회계장부를 열람하겠다고 통보했다.
전문가들은 KT&G측에 잇따라 요구 및 제안 사항 등을 보내 '경영진 흔들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서한을 계속 보내 답을 요구하고 그때마다 KT&G측은 아이칸이 내준 숙제를 푸느라 고심하는 양상이다.
또 KT&G가 아이칸의 계속되는 제안을 거절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돼 주주총회를 앞두고 KT&G에 대한 외국인 주주들의 반감도 이끌어낼 수 있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KT&G가 스스로 7만원을 적정가격대라고 밝힌 만큼 이를 거부한다면 공개 매수의 빌미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