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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은 왜 사회공헌 활동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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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3월7일자 A7면

    매출 1조원 이상의 대기업 200개사가 전체 법인세 세수의 절반 가까이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200대 기업이 내는 기부금도 전체의 절반이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200대 기업은 숫자로 따지면 전체 법인세 납부 기업의 0.06%에 불과하다.

    6일 국세청이 내놓은 '2005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4년 법인세를 신고·납부한 기업은 31만6777개로 이들이 신고·납부한 법인세는 21조550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매출액 1조원 이상인 200개 기업이 낸 법인세가 10조4652억원(48.6%)에 이른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46개 기업은 법인세로 500억원 이상을 냈으며 이들 기업이 낸 세금만 9조원을 훌쩍 넘는다. 전체 법인세 규모는 불황의 여파로 2003년 22조3460억원에서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기부금에서도 200대 대기업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들은 전체 기부금(2조1586억원)의 56%인 1조2175억원을 냈다. 이 같은 액수는 2003년(8504억원)에 비해 43%나 증가한 것으로 대기업의 사회 공헌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해마다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 운동이 벌어지고 많은 사람이 훈훈한 인정을 발휘한다.

    물론 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모금액만을 놓고 보면 개인 성금의 비중은 30% 정도에 불과하며 기업의 기부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태풍을 비롯 홍수,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나 대형 사고가 터졌을 때도 기업들은 성금을 내는가 하면 임직원이 직접 나서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기업들이 생산 판매 서비스 등 고유한 활동 외에 여러 가지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기부나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문화예술활동 (메세나) 지원,강의 및 연구용 건물 기증,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결식아동 돕기,정보 소외 극복을 위한 컴퓨터 보급,쓰레기를 줍고 나무를 심는 자연보호운동 등 갖가지 캠페인에도 참여한다.

    최근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8000억원에 이르는 사재를 조건 없이 내놓았는가 하면 포스코 SK LG 등 대기업들도 장학사업을 확대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나선 셈이다.

    ◆사회공헌활동의 목적은 기업이미지 제고

    기업들이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기업의 목적은 제품을 생산해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버는 것이다.

    이윤을 창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바로 기업의 이미지 때문이다.

    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그 사회적 이미지도 따라서 중요하게 된다.

    어떤 기업이 돈을 버는 데만 급급해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방법을 쓰거나 해를 끼치는 일을 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결국 이 기업의 제품을 외면해 버린다.

    '악덕 기업'이라는 멍에를 덮어쓰고서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기 어렵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좋은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심어지기를 기업들이 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은 기업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으로 통하고 있으며,기업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기득권층의 사회적 책임)란 단어와도 맥이 닿아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반(反)기업 정서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기업은 목적을 위해 다른 기업이나 근로자,소비자 등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정부와 기업 간 밀착관계 등 부정적 요인으로 인해 반기업 정서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사회공헌의 원조는 카네기와 록펠러

    지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개념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 같은 개념을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은 19세기 미국의 공업화 초기에 각각 철강과 석유산업에서 큰 돈을 벌었던 앤드루 카네기와 존 록펠러였다.

    카네기는 '부의 복음'이란 제목의 한 기고문에서 "재산을 안고 지구의 품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천국에서 명패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사업을 하면서 불공정한 방법을 쓰기도 했지만 노년 들어 자선 철학으로 그 이름을 남겼다.

    기업들은 자체 사업과 연관지어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활용하기도 한다.

    ◆사회공헌 방법과 형태는 기업에 맡겨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중요하지만 본래의 목적은 아니다.

    사회에 대한 기업의 가장 큰 공헌은 바로 이윤 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이다.

    기업이 스스로 해야 할 일도 못하면서 사회활동에 관심을 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 박사는 "임직원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부르짖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해고하라"고 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기업이 직접 활동하기보다는 기업 또는 기업인이 세운 사적 재단을 통해 거액의 기부가 이뤄지고 있어 전체 기부금의 80%를 개인이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2003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1년 동안에만 기부한 돈이 12억5600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점에서 사회공헌활동의 구체적인 방법과 형태는 기업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마디로 사회공헌으로 인해 기업 본래의 활동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까지 잃게 되는 사태를 초래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얘기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hankyung.com


    ■ 용어풀이

    ◆메세나(Mecenat)=예술 문화 과학 스포츠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적·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공익사업에 대한 지원 등 기업의 모든 지원활동을 포괄하는 용어다.

    베르길리우스,호라티우스 등 문화 예술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로마제국의 정치가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1967년 미국에서 기업예술후원회가 발족하면서 처음으로 사용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기업메세나협의회가 발족됐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프랑스어로 '명예(Noblesse)만큼 의무(Oblige)를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말하는 것이다.

    유럽에서 귀족이 전장에 나가 목숨을 바쳐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고 그에 대한 대가로 농노들에게 세금과 복종을 요구한 데서 유래됐다.

    상층 집단의 바람직한 태도이자 전략으로 리더십의 표본이 되고 있다.

    ◆해비타트(Habitat)=무주택 서민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변호사인 밀러드와 그의 부인 풀러가 1976년 창설한 국제적 민간 기독교 운동단체.사전적 의미는 '거주지'로,보금자리를 의미한다.

    한국을 비롯 70여개국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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