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야쿠르트·홈쇼핑 카탈로그… 온라인 시대에도 '訪販 맹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첨단 디지털시대에도 아랑곳없이 방문 판매,카탈로그 판매 등 옛 방식을 고집하는 아날로그 판매 방식이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할인점 전문점 카테고리킬러 온라인쇼핑 등 첨단 유통 채널의 등장에 따라 자연 도태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날로그 판매 방식이 해마다 매출을 늘리는 등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8일 업계에 따르면 1999년 전체 화장품시장 매출 가운데 10.5%에 불과했던 방문판매 매출액이 작년에는 전체의 25.1%로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화장품 시장이 약 3조6300억원에서 5조3800억원대로 48% 성장에 그친 반면 방문판매를 통한 매출액은 3800억원에서 1조3500억원으로 무려 255%나 치솟았다.
이 같은 방문판매의 저력은 상품에 대한 개인 컨설턴트 역할은 물론,세상살이 전반에 대한 카운슬러까지 마다하지 않는 감성마케팅에서 나온다.
화장품의 경우 개별 고객의 피부 특성에 맞춰 제품을 추천하고 마사지,메이크업 등 부대 서비스까지 덤으로 제공한다.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이나 자식에 대한 말못할 고민을 들어주는 것도 이들의 중요한 일과다.
경기 여주에서 25년째 태평양 방문판매 제품을 사용해 오고 있는 주부 탁옥란씨(48)는 "스킨이나 로션이 떨어져갈 때쯤이면 방문판매 사원이 먼저 알고 제품을 집으로 가져다 준다"며 "김장철엔 집안 식구처럼 도와주며 허물없이 지낼 정도"라고 말했다.
태평양 관계자는 "이들 고객은 돈 1만∼2만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서비스를 받느냐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어 방문판매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발효유의 대부분을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직접 판매하는 한국야쿠르트의 실적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작년에는 전국 1만3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하루 평균 20억5000만원,75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국야쿠르트는 올해도 작년보다 8% 늘어난 8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가격은 할인점보다 다소 비싸지만 직접 집까지 배달해줘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2년 두 차례 우편요금 인상 등의 여파로 내리막길을 걷던 온라인 카탈로그 시장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카탈로그 시장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성장했다.
관련 업계는 올해 카탈로그 시장 규모가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홈쇼핑이 운영하는 카탈로그 브랜드 '샵포유'는 지난해 매출액(취급액 기준)이 1575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늘어났다.
이에 따라 GS홈쇼핑은 작년 10월부터 매달 발행 부수를 늘리는 한편 신규 고객용,VIP용,일반 고객용 등으로 분류해 카탈로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은 특성상 고객에게 순간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며 "카탈로그를 받아본 고객에게 홈쇼핑도 단골 고객을 우대한다는 느낌을 전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이방실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