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송프로그램의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의 지상파방송사들이 한국 드라마 편성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료방송인 위성방송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선전하고 있으며 한류는 오락 프로그램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발간한 '일본 내 한류 드라마 편성 실태와 전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월 현재 한국 드라마를 편성한 일본 지상파방송국은 36개로 지난해 2월의 64개에서 크게 줄었다. 한국 드라마 편성 방송국의 감소 추세에는 한류 스타인 배용준과 최지우가 출연한 작품을 재방송하기에는 신선미가 떨어지고 현재 뚜렷한 한류 스타의 작품이 많지 않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또 대만과 중국, 홍콩 프로그램 등을 일컫는 '화류(華流)' 드라마가 18개 방송국(19편)에서 방송되면서 한국 드라마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유료방송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선전하고 있다. 위성방송의 경우 BS는 5개 채널에서 9편을 방송해 지난해 2월의 4개 채널, 5편에 비해 편성 채널과 편수가 모두 늘었고 CS에서는 채널 수가 8개로 작년에 비해 2개 줄었지만 편수는 55편으로 10편이 늘었다. 보고서는 지상파TV와 버금가는 매체 위상을 갖고 있고 대부분 지상파TV 계열인 BS에서 편성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BS니혼은 한국 연예계 소식을 전하는 'K스타일 열풍 한류'를 자체 제작해 방송하고 있으며 BS아사히는 K-POP을 소개하는 'KPOP No.1'을 정규 편성하고 있다. 또 BS-i는 보아의 콘서트나 장동건 스페셜을 방송할 예정으로 한류 드라마의 인기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파생시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방송진흥원 김영덕 연구원은 "화류 드라마의 도전과 가격 경쟁력 약화, 지상파 방송국 편성의 감소 등은 한류 드라마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며 "한류 드라마의 수용 저변을 넓히고 2차 이용 시장을 통한 부가가치를 확대하기 위해 지상파TV에서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프라임타임 편성에 여력이 있는 독립 UHF국과 지상파TV의 관문역할이 기대되는 BS방송에서의 편성 확보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안정적 편성과 유통을 담보하기 위한 현지 채널사업의 추진과 일본 채널사업자에 대한 자본투자를 통한 유통망 확보 등과 같은 다양한 진출방식이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