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하자보수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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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집중취재 시간에는 하자보수 전문기업들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아파트에 문제가 있다며 입주민들을 부추기고, 시공사들로부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합의금조로 받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내용 집중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진기자 자리했습니다.
Q1.앵커)
하자보수 전문기업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하자보수기업은 말 그대로 아파트가 입주한 이후 생겨나는 하자를 전문적으로 보수해주는 기업을 뜻합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아파트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일종의 연구보고서를 만드는 데요.
(S:하자보수 전과정 조정)
예전엔 단순히 보고서만 만드는 수준이었지만 요즘은 시공사와 접촉해 합의를 받아내고, 보수를 해주기도 하면서 발전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전문기업은 전국적으로 수십곳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건설교통부에 허가를 받은 정식업체는 10여곳 정도입니다.
Q2.앵커)
아파트가 완공되더라도 보통 3년정도는 건설사가 하자보수를 책임지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이런 전문기업들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시공사가 하자보수를 책임지는 기간은 3년입니다.
3년이 지나면 시공사와 입주자 대표가 하자보수 확인서를 작성합니다.
더 이상 고칠 곳이 손볼 것이 없다는 일종의 확인서입니다.
하지만 확인서를 작성한 후에도 여전히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있다면 주민들은 또다시 시공사측에 보수를 요구하게 됩니다.
(S:하자보증서 무의미)
이렇게 되면서 시공사와 입주민 대표가 싸인한 확인서는 무의미하게 됩니다.
여기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박사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
"시공사는 3년간 처리를 해주고, 확인서를 발급한다. 하지만 또다시 하자보수를 요구하게 되면 신청을 받고, 인정을 해준다.
시공사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문제가 생겼다면 예전엔 입주민이 직접 시공사를 찾아가서 시정요구를 했지만 이젠 이런 전문기업을 찾아가 조언을 받고,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적 소송까지 간다고 한다면 입주민들은 법적인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때를 대비해서라도 전문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Q3.앵커)
입주민들이 하자보수 전문기업을 찾아갔다고 한다면. 기업에선 어떤 일을 해주게 됩니까?
기자)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 줍니다.
(CG:하자보수 전문기업)
의뢰가 들어오면 아파트를 방문해서 하자가 있는 곳은 어딘지.
설계대로 맞게 지어졌는지를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일종의 보고서를 만들어 줍니다.
이 보고서를 시공사측에 제출하고, 보수비용이 얼마가 들것이다라는 내용도 통보해 줍니다.
일이 쉽게 풀려서 시공사가 빨리 합의를 해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전문 변호사를 고용해서 소송을 벌이게 됩니다.
이 소송 전과정도 전문기업이 도맡아 처리를 하고, 판결이 나면 보수를 하는 일까지도 맡고 있습니다.
Q4.앵커)
입주자 입장에선 가만히 손놓고 있어도 알아서 처리해주니. 이 전문기업을 찾을 수밖에 없을텐데요.
이런 기업들 언제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까?
기자)
이런 기업이 생긴지는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별관심을 못받고 있다가 최근 들어 좀 더 좋은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입주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급속히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업계에선 대략 2004년 이후부터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박사)
"2004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업체들이 입주민을 권유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문기업이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반면에 최근 입주아파트가 줄면서 더욱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자보수 전문기업 한 임원의 인터뷰입니다.
(인터뷰:김기현 제이엔지 구조엔지니어링 상무)
"2~3년차 입주아파트가 줄었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전문기업들도 홍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화면에 이 기업들이 신문광고를 한 장면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신들을 하자조사 전문기업이다. 사후관리까지 책임진다면서 자랑하고 있고, 전화번호와 심지어 핸드폰번호까지 광고에 담으면서 열띤 홍보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Q5.앵커)
광고까지 하면서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모든 사업이 마찬가지지만 이 하자보수, 하자조사 기업 역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파트에 문제가 있으면 보고서를 만들고, 시공사에 제출을 하게되는데.
시공사 입장에선 자신들이 지은 아파트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나게될까봐. 빨리 합의를 해주게 됩니다.
만약 법정 소송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재판부에서도 역시 빨리 합의를 볼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빠르면 2~3개월..길어야 7개월정도면 재판이 끝나기 때문에 쉽게 합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전문기업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김기현 제이앤지 구조엔지니어링 상무)
"아무래도 빨리빨리 처리를 해준다. 시공사도 이미지가 나빠지기 때문에. 소송까지 가도 재판부에서 합의하라고 독촉하기 때문에 쉽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선 속된 말로 현금 흐름이 좋다고 얘기합니다.
재판까지 가도 쉽게 끝나기 때문에 한 현장을 끝내고, 빨리 다른 현장으로 뛰어드는 메뚜기같은 행태를 보이는 곳도 있다고 얘기합니다.
(인터뷰:하자보수전문기업 관계자)
"합의를 빨리 받아낸다. 신속한 측면도 있지만 문제도 있다. 여길 끝내고, 빨리 다른 곳으로 가야 돈이 된다."
일부 기업이긴 하지만 돈에만 눈이 먼 기업들도 있어서 시장을 혼탁케 하고 있습니다.
Q6.앵커)
주민들이 믿고 맡겼는데, 이렇게 된다면 사실 제대로된 하자보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군요.
기자)
네, 비록 일부에서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이런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부천 중동의 한 단지를 다녀왔는데요.
이 곳은 94년 입주를 마치고, 지금까지 12년 정도가 된 아파트입니다.
전체 9백여세대 정도이고, 3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맺고, 분양을 마친 곳입니다.
입주한지 벌써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이곳 저곳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벽면에 틈새가 생겼고, 일부 세대에선 윗층에서 물이 새는 곳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입주민 대표가 2000년부터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를 요구했고, 협상이 되지 않아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S:하자보수비용, 2.6억원 청구)
주민들이 전문기업을 선정해서 소송을 진행중인데. 전체 보수비용으로 2억6천만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1심에 계류중인데요.
재판부에서도 주민과 시공사가 빨리 합의를 볼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합의금은 약 1억원 정도인데. 이 금액도 전문기업이 나서서 정한 금액입니다.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합의가 된다면 소송을 제기한 것도 전문기업, 합의를 본 것도 전문기업이 되는 이상한 꼴이 되고 말게 되는 것입니다.
Q7.앵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런 일들이 자주 생깁니까?
기자)
모든 하자보수 전문기업들이 다 이렇다는 것은 아니구요. 일부 부도덕적인 기업이 이런 일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들로부터 하자보수를 따내고, 시공사를 찾아가 중재를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들어보시죠.
(인터뷰:하자보수업체 관계자)
"진단보수업체가 하자보수 외에 시공사와 대표회의를 중재해서 합의를 한다던지 변호사 영역까지 침범한다던지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인터뷰 들으신대로 전문기업이 사업수주부터 진단, 중재, 변호업무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
이렇게 된다면 정작 수리를 받아야할 주민들은 자신의 권리도 제대로 못찾는 꼴이 되고 말 가능성도 높습니다.
Q8.앵커)
갑과 을이 바뀐 경우가 되고 말았는데.
그렇다면 정작 아파트 수리에는 관심없고,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손해보는 꼴이 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비록 일부 부도덕한 기업들의 얘기지만. 이런 기업들 때문에 시장을 흐리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전문기업이 시공사로부터 합의금을 받아낸 후에도 정작 아파트 수리에는 쓰지 않고 다른 용도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칠 곳을 제대로 고치지 않거나 주민들에게 현금으로 나눠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작 고장난 곳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높습니다.
(인터뷰: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
"하자비용이 하자보수에 사용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주택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 입주민은 결국 재산을 손실보게 된다. 하자보수업체에 비용이 소속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Q9.앵커)
인터뷰까지 들어봤는데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법은 없을까요.
기자)
네, 건설시장 규모에 비해서 하자보수 시장은 굉장히 작은 시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이상한 기업들이 실속을 챙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입장에선 앞으로 수년, 혹은 수십년을 더 살아야하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규제책, 혹은 감시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진기자 j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