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인 김모씨(48)는 요즘 정기적으로 피부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보다 어린 경영진의 등장으로 나이들어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워 피부 가꾸기를 시작했다"며 "동안(童顔)은 아니더라도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는 게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왕의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우리 사회에 '예쁜 남자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이준기(공길역)의 인기와 더불어 몰아닥친 예쁜 남자 신드롬은 남성들의 피부 관리는 물론 의류 패션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동안 열풍을 타고 외모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년 남성인 '노무족(NO More Uncle))'도 등장하고 있다. ○더 이상 아저씨가 아닙니다 중년 직장인들은 각종 스트레스와 과음 흡연 운동부족으로 당뇨 고혈압 등 질환에 노출돼 있다. 특히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무한경쟁시대가 되면서 '사오정','오륙도'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젊은이들보다 훨씬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중년 남성들에게는 자기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게 된다. 이를 반영하듯 비주얼이 강조되면서 외모가꾸기에 적극 나서는 '중년의 반란'이 시작되고 있다. 김조용 고운세상피부과 원장은 자유로운 생각과 폭넓은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활발한 대인관계와 자기관리에 철저한 40~50대 중년남성을 일컬어 '노무족(NOMU族)'이라고 정의했다.'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다'란 뜻을 내포한 이 신조어는 과거의 문화도 즐기지만 최신 유행에도 뒤처지지 않는 세대를 지칭한다. ○얼굴부터 바꿔라 중년이 되면서 얼굴 전체에 탄력이 없어지고 피부노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로 인해 색소침착,주름 등이 생기게 된다. 이마,양미간,볼 부위,눈꺼풀,목둘레에 생기는 주름은 피곤해 보이거나 인상을 사납게 보이게 하므로 대외 활동이 많은 중년남성들이 관리를 원하는 부분이다. 고운세상피부과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상담을 가장 많이한 항목으로 주름(22.1%)과 피부노화로 인한 검버섯,기미 등 잡티(20.9%)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는 과거에 받은 수술을 고치거나 피부관리를 위한 남성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중년 남성 고객의 내원 수가 2003년보다 2.4배나 늘었다"며 "과거에는 주름을 인생의 연륜으로 평가했지만 이제는 젊은 외모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히는 추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수술 전문의인 고인창 넥시성형외과 원장도 "최근 양복을 입고 방문하는 40대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5~6년 전에 성형수술을 했지만 노화로 인한 얼굴변형으로 재수술하거나 처진 눈꺼풀로 인해 쌍거풀 수술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