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안성호 대표 "8년간 스프링에 미쳐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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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온통 스프링 생각뿐이었죠."
지난달 28일 충북 음성에 있는 에이스침대 매트리스 공장.점퍼와 청바지 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39)는 2일 새로 출시하는 '로얄 에이스' 매트리스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로얄 에이스 매트리스 공정의 핵심은 약 1년 전에 들여놓은 '하이브리드 파워 스프링' 제조기.이 기계는 공장의 다른 스프링 제조기와는 모양과 구조가 판이하다.
코일 형태로 감겨 있는 철사가 제조기 안으로 들어가 스프링으로 만들어지고 각각의 스프링이 연결돼 침대 크기의 매트리스 구조물로 만들어져 나온다.
에이스침대가 1998년부터 약 8년간 80억여원을 투자해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매트리스 스프링이다.
안 대표는 "로얄 에이스 매트리스에는 동급 기존 제품에 비해 30% 이상 많은 약 1km의 철사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매트리스 스프링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각각의 스프링이 서로 연결돼 함께 움직이는 '일반형'과 피아노 건반처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포켓형'으로 나뉜다.
일반형은 탄력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안락함이 떨어진다.
반면 포켓형은 체압 분산 효과가 뛰어나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탄력성과 안정성이 떨어져 뒤척임이 용이하지 않은 게 단점이다.
이번에 개발한 스프링은 일반형과 포켓형의 장점을 절묘하게 결합한 제품이다.
스프링 하단은 일반형처럼 판 모양으로 서로 연결돼 있고 상단은 각각이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안 대표는 "상단의 독립 스프링이 하중을 1차적으로 흡수,분산시켜 흔들림을 차단하고 하단의 일반형 구조가 하중을 2차적으로 흡수하면서 수면시 뒤척임에도 편하게 해준다"며 "이 같은 비대칭형 스프링을 상용화한 것은 세계에서 에이스침대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스프링은 안 대표와 부친인 안유수 에이스침대 명예회장의 '부자(父子)' 합작품이다.
안 회장이 1998년 미국 출장 때 떠올린 아이디어를 토대로 안 대표가 제품화에 착수했다.
그러나 제품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2년까지 스프링 형상을 만들고 제조기계와 샘플까지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스프링을 위에서 누르면 상단과 하단이 닿는 부위에 금속성 소음이 발생하고 연결 부위가 끊어지는 결함이 발견됐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음을 줄이려 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 결국 부직포로 상단을 감싸는 튜브코일 공법을 안 대표가 직접 창안해 문제를 해결했다.
안 대표는 이 공법으로 국내 및 미국 특허를 취득했고 전 세계 13개국에 특허를 출원 중이다.
그는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했고 최적의 경도를 찾아내기 위해 수천개의 샘플을 만들고 버려야 했다"며 "문제점들을 완전히 해결하는 데 무려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로얄 에이스' 매트리스는 철사가 많이 들어가고 부직포로 감싸는 공정까지 더해져 제품 가격이 비싸다.
최고 등급의 가격이 220만원(퀸사이즈 기준).기존 제품 중 가장 비싼 게 15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명품'급이다.
음성=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