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CC는 국내 골프 발전에 초석이 된 곳이다.


1994년부터 아마추어 골프대회인 '송암배'를 열어 박세리 김대섭 등 우수 선수를 발굴해 냈다.


김미현도 어렵던 시절 이곳에서 훈련 비용을 받으며 실력을 쌓았다.


1972년 개장 때부터 이 골프장을 지켜온 우기정 회장(61)은 "대구CC가 문을 열던 때는 대구·경북 지역의 자동차 수가 500대에 불과하던 시절이었다"면서 "당시 뉴코리아CC 사장이었던 선친(고 우제봉 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만들게 됐다"고 회고했다.


골프장을 짓고 나자 박 전 대통령은 가장 먼저 회원권을 구입했다고 한다.


우 회장은 국내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 구력이나 실력으로 치면 몇 손가락 안에 든다.


핸디캡은 2 정도.1965년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해 구력이 41년째다.


지금도 드라이버 샷이 270야드나 나간다.


베스트 스코어는 6언더파 66타다.


"과거의 골프장은 사교적인 성격이 매우 강했습니다.


그래서 예의를 갖추고 교양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지요.


그러나 요즘은 골퍼들이 자신의 실력을 뽐내려고만 합니다."


그는 대구CC를 '항상 변화하는 코스'라고 강조한다.


34년이나 된 골프장이지만 코스를 매년 새로운 감각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이 나면 모두 골프장 개·보수에 투입하지요.


그래서 내장객들이 대구CC는 매일 와 쳐도 질리지 않는 코스라고 평가합니다."


대구CC는 꽃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봄에는 진달래 목련 철쭉 등이 피고 여름에는 백일홍,가을에는 국화가 만발한다.


각종 야생화도 코스 곳곳을 수놓고 있다.


대구CC는 또 1996년 국내 골프장 가운데 최초로 중국 다롄에 '다롄CC'를 열어 외국 골프장 투자 1호를 기록했다.


그 때만 해도 중국에 골프장을 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요즘 너나 할 것 없이 중국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현지인들이 내장객의 50%를 넘기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우 회장은 말했다.


최근 들어 대구·경북 지역에 기존 골프장의 2배가 넘는 신설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경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벌써부터 내장객이 감소하고 있어요.


3∼4년 뒤에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 걱정입니다.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지요."


대한골프협회 및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 부회장과 정신발달 장애인들이 참가하는 '스페셜 올림픽' 한국회장을 맡고 있는 우 회장은 "골프는 사회에서 비교적 성공한 사람들이 즐기는 운동인 만큼 골퍼나 골프장들이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들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