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부터 '매스티지(대중 명품)'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MCM,루이가또즈,메트로시티 등 잡화 브랜드들이 유독 강남지역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유럽 정통 명품과 디자인이 비슷한 핸드백 지갑 등을 20만~30만원대에 선보여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20대 여성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강남권 백화점에서만큼은 최근 매장을 철수당하고,매출도 몇 년째 역신장을 거듭하는 등 하향세가 뚜렷하다.


이른바 '매스티지'류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MCM은 대성그룹 막내딸인 김성주 사장의 성주인터내셔널이 2002년 국내에 라이선스 방식으로 들여온 독일 가죽 가방 브랜드다.


루이가또즈는 태진인터내셔널이 1990년대 초반 프랑스 브랜드 자체를 인수해 국내에 들여왔고,이탈리아 브랜드인 메트로시티는 국내 업체 여러 곳이 품목별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화려한 로고를 넣고 유럽 명품 스타일의 디자인을 채택한 잡화 제품을 20만~30만원대 가격에 내놓아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20대 여성들에게 '가질 수 있는 명품'으로 자리매김하며 매스티지 유행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런 '대중 명품'들이 한국 명품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권 소비자들에겐 먹혀들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MCM은 2003년 전년 대비 -23%의 역신장을 한 것을 시작으로,2004년 -12%,2005년 -22% 등 해마다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같은 백화점 압구정점에선 2005년 8월 매출 부진으로 매장을 내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루이가또즈와 메트로시티도 역시 매출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근 신세계 강남점에서도 이들 매스티지 3총사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 점포의 2005년 잡화 매출 집계 결과 MCM은 전년 대비 1.5% 신장하는 데 그쳐 2004년의 높은 신장세(65.4%)를 이어가지 못했다.


메트로시티만이 14.3% 매출이 늘어 몇 년간의 역신장세에서 벗어났을 뿐,루이가또즈 역시 2004년 -23%에 이어 작년에도 -9.4%로 역신장했다.


지난해 경기 회복세의 영향으로 강남권 백화점들의 핸드백 등 잡화 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20%대의 신장률을 보였지만,이들 브랜드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매출이 줄고 있는 것.


신세계백화점 잡화 상품기획자(MD)는 "강남권 소비자들은 정통 명품이 아니면서 명품의 스타일만 모방한 제품을 갖고 다니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명품 브랜드와 비슷한 제품으로 가격만 낮추는 식의 '매스티지' 전략은 강남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