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가 보험판매 채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의 70% 이상이 은행 등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중소형 생보사 및 외국사들은 연금·저축보험의 70~80%를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대형사들도 50% 정도를 은행 창구에 의존하는 등 연금·저축보험 판매는 방카슈랑스 채널로 사실상 이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방카슈랑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 데다 가입이 편리하면서도 보험료가 다소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방카슈랑스 보험판매 실적은 4조393억원(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설계사 대리점 등 기존 모집채널을 통한 수입보험료는 7% 늘어나 데 그쳤다. 부문별 방카슈랑스 상품은 대부분 저축성 보험이며 순수보장성 보험은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15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보장성 보험의 경우 불완전 판매에 따른 분쟁 가능성이 크고 수입보험료 및 모집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어 판매 메리트가 작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보험상품의 신계약비를 표준예정 신계약비의 70% 이내에서 사용하도록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지난해 7월 이후 판매되고 있는 보험상품의 보험료는 2.5%가량 추가로 인하됐다"고 설명했다. ◆진화하는 방카슈랑스 2003년 9월 방카슈랑스 시행 이후 초기에는 은행 적금·예금과 유사한 형태의 저축성 보험이 주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험과 펀드 투자의 성격을 결합한 변액보험,외화연금보험,입출금이 가능한 유니버설보험 등 방카슈랑스 구색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으로 펀드 투자 열풍이 불면서 방카슈랑스에서도 펀드형 상품인 변액연금보험이 새로운 인기상품으로 부상 중이다. 변액보험은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수익률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달라진다. 또 연 4%대의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외화연금도 주목을 끌고 있다. 목돈을 불입한 다음 달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도 틈새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연금을 받을 때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때문이다. 저축성 상품 외에 만기 때 돌려받는 돈이 없는 소멸성 순수보장형 상품도 지난해 4월부터 은행창구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또 은행의 보험사당 판매 비중 한도가 49%에서 25%로 축소되면서 은행들이 중소형 보험사와 제휴를 확대,은행마다 방카슈랑스 상품 구색이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 ◆은행의 대표 방카슈랑스 상품 방카슈랑스의 최고 인기상품은 단연 연금보험과 변액보험이다. 조기퇴직과 고령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노후대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KB 프라임연금보험'은 올 들어 국민은행 방카슈랑스 상품 가운데 적립식 신규 판매실적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 상품은 연간 납입한 보험료 전액(300만원 한도)에 대해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다 최소 10년 동안 월 10만원 이상만 납입하면 만 55세 이후부터 연금수령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스타연금(AIG생명)'은 가입시 금리가 만기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확정금리형으로 원화 뿐만 아니라 달러화로도 가입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씨티은행과 외환은행의 '파워리치연금보험(알리안츠생명)' 역시 5년,7년,10년 등 약정기간에 가입시점의 금리를 보장한다. 가입기간이 10년을 넘으면 현재 연 4.9%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동부프라임 유니버셜연금보험(동양생명)'은 업계 최고의 부리이율 5.9%(2006년 2월 기준)를 제공하며,추가납입은 물론 연 12회에 걸쳐 중도에 보험금을 인출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펀드의 투자수익과 보험기능을 결합한 변액보험도 인기상품으로 부상했다. 하나은행의 무배당 하나변액연금(하나생명)은 유수의 적립식펀드에 간접투자함으로써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조흥은행은 보험금 납입과 연금수령 금액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무배당 VIP변액연금보험(신한생명)'을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은 추가납입과 중도인출이 가능한 무배당 미래에셋 변액연금보험을 시판 중이다. 기업은행이 판매 중인 '드림유니버셜보험'은 암보장형,재해보장형,수익형 등 고객의 니즈에 따라 상품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