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칼 아이칸측의 공개매수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아이칸 연합이 어떤 후속 카드를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아이칸의 공격적인 행태로 봐 KT&G의 강경한 방침에 대응,곧바로 후속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네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아이칸의 예상 행보 먼저 당초 공언대로 KT&G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아이칸 연합은 이미 KT&G 주식 인수를 위해 2조원을 준비해두고 있다고 밝혔으며,일본에서도 비슷한 수법을 활용해 성공한 전력이 있다.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시장에서 일반 주주를 상대로 공개매수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아이칸측은 이미 내놓은 공개매수 단가(주당 6만원)를 높여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현 주가가 5만7000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6만원대 공개매수는 주주들 입장에서 별다른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을 상대로 장외거래를 통해 지분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것이다. 아이칸측이 어떤 방식을 취하든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KT&G에 대한 지분율을 27% 정도로 끌어올려 단숨에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3월17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아이칸측 사외이사 후보를 최소한 1명 이상 선임해 KT&G와의 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가는 것이다. 아이칸 연합은 이미 상당수 외국인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한 상태다. 세 번째는 경영권을 위협한 뒤 이미 확보한 6.59%의 지분을 비싼 값에 되사 달라고 KT&G에 요구하는 것이다. 이른바 전형적인 '그린메일'(Green Mail) 전략이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주총 때까지 다양한 공격 수단을 동원해 주가를 띄워 차익를 극대화한 후 지분을 처분,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갈수록 궁지에 몰리는 KT&G KT&G는 아이칸의 추가 공세에 맞서 △우호세력에 대한 자사주 매각이나 △백기사를 동원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정관 변경 등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당장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주총 전에 우호주주를 최대한 확보해 아이칸측 사외이사 선임을 저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 KT&G 외국인 주주를 만나본 결과 KT&G 경영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KT&G 지분을 보유한 20여개 국내 기관들도 대다수가 이번 주총에서 '섀도보팅'(중립 투표)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유 지분율이 총 10% 이상에 달하는 기관들마저 중립을 지킬 경우 KT&G측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종태·고경봉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