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수임한 주요 화이트 칼라 범죄 범위에는 기업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공무원 거의 모든 분야의 고위층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 기업인과 관련된 주요 사건으로는 2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추징금을 선고해 유명해진 대우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분식회계 사건이 대표적이다. 대법원이 지난해 확정 판결을 내린 이 사건에서 이 대법원장은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의 1심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이 대법원장은 대법관 시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에게 유죄를 선고한 적이 있어 변호사로도 대우와 인연을 이어나간 것이다. 이 대법원장은 또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 사건에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을 변호했다. 허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법원장은 이 밖에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하고 계열사에 1조2000여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로 기소된 최순영 전 신동아 회장과 분식회계 혐의를 받은 김용산 전 극동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인의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공무원 출신으로는 봉태열 전 서울지방국세청장과 김영재 금융감독원 전 부원장보가 이 대법원장의 고객이 됐다. 정치인들도 변호사인 이 대법원장의 도움을 받았다.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열린우리당 소속의 이철우 전 의원과 2002년 대선 당시 금호그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병윤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