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소박하고 뒤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분입니다." 정진석 추기경과 거의 40년 세월을 알고 지낸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하 평협) 한홍순 회장(63.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은 모든 신도와 함께 추기경 서임을 축하한다고 환영했다. 한 회장이 정추기경과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대 상대 졸업 후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1968년. 20대 유학생이던 한 회장은 당시 로마의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에서 교회법을 공부하던 정 추기경을 만나 신도와 사제로 친분을 쌓았고 1971년 귀국 후에도 만남을 이어왔다. 한 회장은 "당시가 사제품 받으신지 6-7년 됐던 것 같습니다. 가끔 찾아가 뵙고 말씀 듣곤 했는데 참으로 소박하고 자상하신 분이었습니다. 게다가 공부는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요. 뭐든 하면 끝장을 보시는 분입니다." 한 회장이 소개하는 정 추기경은 "평생을 외식을 안하는 분"이기도 하다. 성직에 있으면서 초대받을 일도 많지만 "초대를 하지 못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 소외감을 느낄까 봐 일절 초대를 받지 않고 교구 내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 또 "서울대교구장으로서 앞에 나설 일이 많을 수도 있지만 여러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은 뒤로 물러나서 돕는 성품"이라고 전했다. 한 회장은 "정 추기경께서 더욱 건강하시고 우리 교회가 본래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특히 "우리 민족의 화해를 위해 늘 심혈을 기울여 오셨지만 앞으로는 더욱 진력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추기경께서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기도와 물질적인 나눔, 인권문제 등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항상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평협의 최홍준 사무총장도 "정추기경은 자상한 할아버지 같으신 분이며 신도들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이라고 기뻐했다. 최사무총장은 "올해 새해 벽두 평화방송 TV 대담 프로그램에서 교구민들에게 1시간동안 생명 문제, 신자로서 북한을 대하는 자세 등에 대해 자상하게 가르침을 주시는 것을 보고 참 훌륭한 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추기경이 되셨으니 교황청에서도 활동을 많이 하시고 우리 교회에서도 진보ㆍ온건 양측이 모두 그리스도의 품에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이끄는 화합의 원동력이 되어주시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