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추기경 탄생은 교회쇄신,타종교와의 일치 및 화합을 통해 평화와 정의와 사랑에 더 정진하며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아시아 및 세계교회의 큰 몫을 담당하라는 뜻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 소식이 전해진 22일 서울대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는 감사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추기경도 이날 저녁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앞마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제2추기경 탄생은 한국 천주교 뿐만 아니라 국민의 성원과 정부의 적극 지원 덕분"이라며 "제 자신의 어떤 점 때문이 아니라 한국 국민과 한국 천주교의 세계속 위상을 참작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국천주교가 1만명 이상의 순교자를 배출한 점,김수환 추기경이 임명됐던 1969년 80만명에 불과했던 신자가 450만명으로 급증한 점,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북한 선교와 아시아권 선교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점 등이 평가됐다는 얘기다. 그동안 한국 천주교는 실제 위상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간 한국인 추기경이 한두 명 더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천주교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따라서 이번 정 추기경 서임은 로마교황청이 한국 천주교의 위상과 중요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교황 베네닉토 16세가 분단 국가 출신으로 공산권 국가 선교에 큰 관심을 가진 만큼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등 공산권 국가 선교에 한국 천주교가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