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는 어제 정기총회를 열고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새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사가 정부의 회장 내정에 대해 불만을 표출(表出)하고 나서는 등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고 보면,새 회장을 맞은 무역협회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많은 과제도 안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무역협회는 회원사가 6만여개에 이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자산을 가진 민간 경제단체로서 그 역할이 지대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근래 들어 원화환율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대외 무역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중소 무역업계의 애로 및 이익 대변과,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수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각국과의 FTA 추진에 따른 무역업계의 대응책 마련도 당장 화급한 상황이다. 물론 지금 무역협회의 위상이나 역할이 과거 수출드라이브 시대의 그것과 견주기는 어려울 정도로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 무역조사나 무역분쟁 등에 대비한 민간차원의 대책 마련,민간 통상협력 등의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강점을 축적해왔고,이 같은 기능은 앞으로도 더욱 충분히 발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기능 재정립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무역협회는 과연 그동안 회원사의 애로와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면서 업계를 선도해 왔는지에 대한 자성과 함께 위축되고 있는 수출 분위기를 되살리고 '무역 한국'의 위상을 더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그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課題)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를 위해 회원사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보제공 강화 및 서비스지원 확대 등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우리상품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급변하는 통상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지방 무역업계의 대외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우리기업들의 해외진출과 마케팅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주요 교역상대국의 비관세장벽 철폐 등 통상환경 개선과 지원기능을 확대하는 것도 급선무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무역협회가 앞으로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첨병(尖兵)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