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Focus] CEO가 이력서 위조땐 바로 퇴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치인이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면 선거법 위반이다.
그렇다면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이력서에 학력을 잘못 기재했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의 전기 전자제품 전문 판매체인인 래디오색(RadioShack)은 "CEO인 데이비드 에드몬슨(46)의 사의를 수용키로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에드몬슨이 사표를 제출한 동기는 이력서에 학력을 잘못 기재했기 때문.그는 1994년 래디오색에 입사할 때 제출한 이력서에 샌디에이고 태평양 침례신학대학에서 신학과 심리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학교측은 최근 지역 언론에 "기록상 에드몬슨은 단 두학기만 이수한 것으로 돼 있다"며 "그의 학위 취득과 관련된 어떤 기록도 없으며 특히 심리학학사 학위를 수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회사측은 전문 변호사에 의뢰,에드몬슨의 허위 학력기재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에드몬슨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3년 만에 신학사 학위를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졸업장을 제출하지는 못했다.
대신 사표를 냈다.
에드몬슨은 사표가 수리된 직후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회사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에드몬슨이 CEO로서의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94년 래디오색에 입사한 그는 출중한 능력을 발휘하며 승진을 거듭,작년 5월 CEO로 선임됐다.
작년 3분기에만 1억850만달러의 순이익을 내 상반기 순이익(1억7300만달러)에 육박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잘 나가던 에드몬슨도 허위 학력기재,즉 거짓말이라는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에드몬슨의 능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후계자로 키웠던 레오나도 로버트 회장(전 CEO)은 "회사에 대한 신뢰의 추락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CEO는 경영능력 못지않게 정직성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인 셈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