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 발생 3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18일 오전 대구시민회관과 중앙로역에서 열렸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와 2.18대구지하철참사유족회는 대구시민회관 주차장과 지하철 중앙로역사 1층에서 각각 3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대구시민회관에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사전 행사로 진혼북 공연이 있은 뒤 지하철 화재사고 발생 시각인 9시 53분에 맞춰 추모 사이렌이 1분간 울려 퍼졌다. 묵념이 끝나자 퍼포먼스 예술가인 조성진씨가 넋 모시기 몸짓을 벌이고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3대 종단의 추모 종교의식이 치러졌다. 또 이재용 환경부 장관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참길회 정학 대표, 희생자대책위 윤석기 위원장이 각각 추도사를 낭독하고 시인 신달자씨의 추모시 낭송, 계명대 박옥련 교수의 추모 노래, 퍼포먼스 예술가 엄정애씨의 넋 보내기 몸짓이 이어졌다. 추모식이 진행되자 유족들은 아물지 않는 참사의 기억과 무고하게 세상을 등진 가족과 친지를 떠올리며 오열했다. 분향 및 헌화 시간에는 유족과 각계 인사, 시민 등 수백명이 참여해 화염 속에 스러져간 넋들을 위로했다. 비슷한 시각 참사의 현장인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는 2.18대구지하철참사유족회가 마련한 제단 앞에서 묵념과 추도사, 분향.헌화로 이어지는 조촐한 추모식이 진행됐다. 역사 안을 오가는 많은 시민들도 분향과 헌화를 통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한편 이번 추모식은 지난 해 2주기 행사를 마지막으로 대구시가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추모식이 끝남에 따라 유족 단체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참사 발생 후 희생자 보상금 문제와 추모 사업 추진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온 두 유족 단체가 끝내 화합하지 못하고 각각 별도의 추모식을 개최해 주위로부터 아쉬움을 샀고 이들 단체로부터 행사에 초청받은 조해녕 대구시장은 결국 참석을 마다해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mshan@yna.co.kr